새 밀레니엄이 눈앞에 다가왔다.

21세기는 어떤 사회일까.

정보화가 더욱 진전되고 의학발달로 인간수명이 연장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노령화사회엔 풍요로운 물질적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냉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간성을 상실할 가능성도
크다.

불행히도 야만성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소수의 우수한 자들만 살아남고
경쟁에서 탈락한 다수는 그늘진 삶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입안가들은 사회통합을 이룩하고 이웃에게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복지사회 건설을 모색해야 한다.

복지사회건설을 위한 서구의 역사적 경험을 보자.

국가의 적극적 관여를 지지하는 사회민주주의적 방식에 따라 인간의
평등성이 상당히 구현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잉복지의 구조적 폐단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응체제로서 대두된 신자유주의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추구해
부분적으로 사회경제적 생산성 제고에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에서 패배한 계층이나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효율적인
보살핌을 주지 못하는 단점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대응책으로 양자의 절충방식을 꾀하는 "제3의 길"은 사실상 어느
한쪽에도 만족을 주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서구의 경험을 거울삼아 우리 여건에 적합한 복지사회건설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추구할 복지정책은 평등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사회개발과 경제개발을 균형시키고 세대간에 빚을 떠넘기지 않는 균형재정의
원칙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바탕을 두어 각종 제도를 설계하는 생산적 복지정책이어야 할 것이다.

생산적 복지란 국가로부터 제공되는 복지혜택이 인간개발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더욱 높은 소득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근로연계적이고
생산기여적 복지를 의미한다.

생산적 복지시책은 지난 60년 미국의 근로연계 프로그램(Working Program)
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밖에 완전고용을 추구한 80년대 스웨덴의 적극적 복지정책, 그리고
복지급여를 고용과 연계시킨 90년대 영국의 뉴딜정책(New Deal Policy)
등에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생산적 복지정책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첫째, 모든 사회구성원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기초생활보장이 국민에 대한 국가의 의무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뜻한다.

역사적으로 기초보장이 안 되는 사회는 그 사회의 소득수준 여하를 막론하고
복지사회라고 지칭되지는 않았다.

지난 경제위기에 우리 사회는 사회안전망의 미비로 기초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아 고통을 받았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지난 8월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통과로 우리나라도 비로소 참다운 복지
국가로 진입할 채비가 갖춰졌다고 말할 수 있다.

생산적 복지정책을 위한 두번째 전제는 복지수급은 국민의 권리이자 이에
상응하는 의무도 생긴다는 사실을 사회구성원이 합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혜적 성격을 극복하고 인력개발과 노동연계를 강조하는 생산적 복지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복지수급자들이 적극적으로 교육과 노동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적극적 참여의 배경에는 이것이 의무의 이행이라는 사회적 규범이 정립돼야
하는 것이다.

생산적 복지시현을 위해 앞으로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할 분야는 다음의 다섯가지가 있다.

첫째, 근로와 복지를 연계시키는 분야이다.

둘째, 교육훈련을 통해 기능을 향상시켜 생산성을 높이고 취업 기회를
넓히는 인간개발 분야이다.

셋째, 건강한 노인, 장애인,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해 자활서비스를
확대시키는 분야이다.

넷째, 복지서비스 보건 의료 교육 환경 문화 주택 등 사회개발분야이다.

다섯째, 사회보험제도 운영의 효율화, 행정규제의 완화, 행정개혁,
조세제도의 형평성 제고 등 제도운영의 효율화 분야이다.

새로운 세기에는 인간개발 중심의 적극적 복지경제정책으로 기초보장을
확고히 제공해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하여금 양지로 나오게(Inclusion)
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기초보장의 전제 위에 생산적 복지가 전개되는 한국적인 고유의
복지경제 모형이 실현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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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미국 피츠버그대 경제학박사
<>국민연금연구센터소장
<>저서:한국형 복지경제모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