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자재정 실태와 대응책 ]


새천년 첫 예산은 적자로 시작됐다.

그것도 국내총생산(GDP)의 3.5%에 이르는 대규모다.

98년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15년만에 처음으로 적자살림에 진입한 이래
3년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정부는 올해 12조9천억원의 국채를 발행한데 이어 내년에도 11조5천억원을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의 12.4%를 빚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올해말 국가채무는 1백11조5천억원(IMF 기준)에 달한다.

GDP의 23.1% 규모다.

외환위기가 터진 97년말의 65조5천억원에 비해 2년만에 46조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이중 3년간 국채발행에 따라 순수하게 국민세금으로 갚아야 할 빚도
34조1천억원에 달한다.

내년말에는 국가채무 1백30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3년만에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국민 1인당 국가채무(지방정부 포함)가 2백75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예산처는 건전재정을 조기에 회복하는데 내년 예산의 중점을
뒀다.

예산 증가율을 92년 이후 가장 낮은 5%로 억제했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3.5%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를통해 당초 2006년으로 잡았던 균형재정 회복시기도 2004년으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예산처는 내년 적자관리를 위해 구속력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복안도 세워 놓고 있다.

예산에서 쓰고 남은 돈이 생기면 모두 국가채무 상환에만 쓰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일정규모의 세출을 수반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해당부처가 그에 따른
비용대책을 함께 마련토록 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예산당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는 높아가고
있다.

올해 예산증액이 주로 경직성이 높은 사회복지, 인건비, 국방치안비 위주로
이뤄져 만성적 적자구조를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

정부가 내놓은 "생산적 복지대책"을 실천하기 위해선 모두 6조5천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이에 비해 세수는 소득세경감조치(2천억원)과 임시투자세액공제 기한연장
(3천억원)에 따라 연간 5천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적 복지대책에 따라 지출은 대폭 늘어나고 세수는 줄게 되었으니 적자
재정 관리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재정부담을 초래할 돌출변수도 도처에 산재해 있다.

금융 구조조정 추가비용과 부실화된 4대 연금 등이 그것이다.

금융부실을 메우기 위한 공적자금 64조원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은행과 대한생명이 공적자금 투입을 기다리고 있고 여기에 대우그룹과
투신사 구조조정에 부어야할 돈도 10조~2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의 전망이다.

또 4대연금 부실을 메우기 위해 천문학적 재정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내년 예산중 공무원연금에 1조원을 융자하기로 한 것이 그 신호탄이다.

"세입내 세출"이란 원칙이 깨지면 나라살림은 방만하게 운영되기 십상이다.

더욱이 복지예산에 대한 수요가 많은 선진국 단계에 들어서면 재정적자는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적자재정을 탈출하는데 3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일본도 70년이후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엄격한 세출총액 제한 없이는 적자탈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선진국의
경험이다.

엄격한 세출총액 제한으로 91년 적자후 6년만에 흑자를 회복한 스웨덴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 최경환 전문위원 kgh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