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여는 "밀레니엄 예산안"은 새시대에 대비한 투자와 적자재정
조기탈출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정보와 문화.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 반면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로 쏟아부운 위기극복이나 경기진작을 위한 한시적 투자는 줄여
나가기로 했다.

내년 예산의 특징을 알아본다.


<> 긴축예산인가 팽창예산인가 =정부는 올해 최종 예산(88조5천억원) 대비
증가율이 경상성장율 전망치 8%보다 3%포인트 낮은 5%에 그쳐 긴축예산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당초 예산(84조9천억원)에 비해선 9.6% 증가한 것이어서 긴축
예산이라 보기 힘들다.

올해 최종예산이 경기진작과 중산층 대책을 위한 2차례에 걸친 추경으로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5%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통한 확대 재정정책은
과속경제에 따른 인플레 우려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채무(IMF 기준
1백12조원)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 미래형 투자를 늘렸다 =미래형 투자를 대폭 늘렸다.

중소기업을 21세기 경제발전의 견인차로 삼기 위해 벤처.중소기업 지원예산
을 16% 늘렸다.

또 과학.기술 투자를 올해보다 13.5% 증액시키는 한편 정부예산중 연구.
개발(R&D) 투자비중을 4.1%(3조5천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문화.관광산업은 내년 예산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문화.관광산업을 21세기 고부가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예산지원규모를
40%나 늘렸다.

환경개선에도 올해보다 20.4%를 늘려 지원키로 했다.

"생산적 복지" 정책에 발맞춰 사회복지분야 투자도 대폭 늘어났다.

중산층 및 서민층의 생활안정을 위해 올해 5조5백98억원보다 11.9% 늘어난
5조6천6백24억원을 배정했다.

악화일로에 있는 지방재정을 돕기 위해 지방교부세율을 15%로 상향 조정
하고 지방주행세를 도입해 자동차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부족분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반면 농어촌지원(4.3%), 사회간접자본(SOC) 확충(4.7%), 국방.치안(4.6%)
분야 증가율은 재정규모증가율을 밑돌았다.


<> 재정구조의 경직성 =내년 예산 증가액 4조4천억원중 3조2천억원이
경직성이 높은 사회복지, 인건비, 국방치안비 증액이다.

향후 재정의 운신 폭을 크게 제약할 전망이다.

특히 한시적 실업대책비 1조7천억원을 돌려 쓰고도 6천억원이나 증가한
사회복지 예산은 두고두고 재정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복지지출은 늘리기는 쉬워도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대 9.7% 인상될 것으로 추정되는 공무원 급여는 민간부문 임금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커 내년 임금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금융구조조정 비용 =정부는 올해말까지 발행될 예정인 64조원의 금융
구조조정 채권에 대한 이자분(5조9천억원)만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대우사태나 투신사 구조조정등에 공적자금이 투입될 경우
이미 발행된 구조조정 채권으로 매입한 주식 등을 매각해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게 예산당국의 설명.

그러나 지금껏 금융구조조정에 들어간 51조1천억원 외에 나머지 13조원
으로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내년 추경예산을 짜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국회에서 논란 예상 =내년에 1백억원이 배정된 박정희 기념관 건립사업
은 정치성이 짙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목포~광양 고속도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예비타당성 조사결과에도 불구
하고 내년부터 예산이 본격 투입된다.

공무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내년 인건비를 올해보다 13% 늘어난
16조2천6백54원을 반영한 점도 "선심메뉴"에 오르고 있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지원도 특혜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는 사용자로서 물어야 하는 법정부담금 외에 1조원의 추가부담금을
융자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연금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높지만 정부의 개선노력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구 섬유산업, 부산 신발산업, 광주 광산업, 경남 기계산업 등 지방지원
예산도 골고루 첨가돼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개요도 나와 있지 않다.

모든 지역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예산의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 최경환 전문위원 kghwchoi@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