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스칼라피노 버클리대 교수는 미 정부가 취한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
가 본격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외원조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의 개정
등 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신뢰회복을 겨냥한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스칼라피노교수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대북 경제제재관련법
들을 개정하려면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클린턴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해온 공화당이 이를 쉽게 수긍하려 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련법으로 대외원조법 수출입은행법 무역법 무기수출통제법 국제금융
기관법 수출관리법 등을 들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그러나 미의회의 경직된 자세도 북한의 태도변화에 따라
유연해 질 수 있는 만큼 북한지도부가 이에 현명한 대처를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오래 기다리던 페리 보고서가 나왔다.

"나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그와 스탠포드대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고 따라서
내용을 잘 알고 있다.

그의 제안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공화당주도의 의회가 이를 지원할 것으로 보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의회가 신뢰할만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까운 장래에 의회가 대북경제제재완화를 위한 법개정을 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상당한 기간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경제제재가 완화되려면 관련법들이 개정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여건상 신속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점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베를린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지 모른다는 북한의 우려가
증폭될텐데.

"북한수뇌부는 미국을 잘 알고 있다.

평양의 김계관, U.N.대표부에 나와있는 뉴욕의 이근등은 미국의 속사정을
잘 읽고 있다.

북한의 목표는 살아남는 것(survival)이지 자살(suicide)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미 의회는 KEDO에 대한 지원도 속시원히 해주지 않아 북한을 자극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쉬운 것은 북한이고 따라서 북한 스스로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


-북한이 미의회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 실천항목을 나열한다면.

"우선 제네바기본합의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아울러 핵 그리고 미사일개발을 포기해야 한다.

남한과도 관계를 확대, 신뢰를 쌓아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만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왔다.

"북한이 4자회담에 응한 것은 한국과도 이야기 할 의사가 전혀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관심을 더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북한전략의 최선책은 북한을 그저 가만히 놔두는 것인데
미국이 오히려 달래려다 키워주고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핵무기나 미사일은 대량학살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극동에서
벌어지는 일을 마냥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한체제가 얼마나 버틸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그 비용이 너무 크다.

이 지역의 안보균형유지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의 김일성은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김정일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여 존속하고 있다"

< 워싱턴특파원 양봉진 bjnyang@ao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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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칼라피노 누구인가 ]

로버트 A.스칼라피노(Robert Anyhony Scalapino) UC버클리대 교수는
동아시아및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미국정치학자이다.

그동안 한국에도 여러차례 방문, 남북한 문제에 대한 탁견을 밝혔다.

동아시아및 한반도 문제에 대한 탁월한 연구성과로 지난 83년 한국외국어대
에서 명예박사학위를 기도 했다.

그는 작년초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한반도정세변화에 대한 식견을
국내언론에 밝혔다.

이때 그는 1~2년안에 한반도와 북한과 미국관계에 중대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지금의 북.미 관계변화는 그의 예견과 거의 맥을 같이한다.

스칼라피노 박사는 1919년생으로 하버드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공산주의, 특히 아시아지역에서의 공산주의 운동연구에 혁혁한 업적을
쌓은 세계적인 석학중 하나다.

주요 저서로는 "민주와 정당제도" "오늘의 북한실정" "한국의 공산주의"등이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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