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소주업계 울상, 위스키업계 대환영"

14일 정부의 주세법 개정안이 확정 발표되자 주류회사들의 표정은 주력상품
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소주와 맥주 메이커들은 주세법 개정안이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EU(유럽연합)와 외국 업체에 굴복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를 일제히
비난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달 말 부터 시작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더 확산시켜 국회의
법 개정작업때 반드시 정부안보다 세율을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

주류업계 전문가들은 개정안대로 주세율이 확정될 경우 위스키 시장이
급팽창하는 반면 소주 맥주 등의 업체는 시장기반 위축이 불보듯 뻔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주업계는 현행 35%인 세율의 마지노선을 50%로 잡고 있다.

정부안이 지난달 중순 공청회에서 1차 제시됐던 1백% 인상안보다는
후퇴했지만 업계로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주인 소주의 경우 정부 주장과 달리 가격 탄력성이
높아 세율이 80%로 올라도 소비가 크게 줄고 시장기반 붕괴가 불가피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맥주업체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이 "저도주 저세율, 고도주 고세율"을 부과해야 하는 과세원칙에
벗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개정에서 고도주인 위스키와 소주세율이 80%로 확정된 반면 저도주
맥주 세율은 1백 20%로 겨우 10% 포인트만 떨어져 원칙없는 조정이 됐다고
주장했다.

세율이 10% 인하돼 봤자 시판가가 50원 낮아져 소비자들에게 별혜택이
없는데다 조세부담으로 경영난을 겪는 맥주업계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게
불만의 이유다.

소주, 맥주업체와 달리 위스키 업체들은 대환영을 표시했다.

EU대표부와 외국회사들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두산씨그램 관계자는 "1백%의 현행 세율 유지를 예상했는데 80%로 떨어져
영업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혜택을 보게 됐다.

시바스리갈 7백ml 짜리는 세율인하로 시판가가 5만4천원에서 4만8천원대로
떨어진다.

주세율 최종안은 국회 의결 절차를 남겨 두고 있지만 정부안에서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주세율이 적용되는 내년이후 주류산업은 대대적인 재편시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위스키 판매는 급증하고 소주및 맥주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 8월 말 까지 판매된 위스키는 1백20만 상자(7백50ml x12병)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만 상자에 비해 33%나 증가 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4천5백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36.4% 늘어났다.

이에 비해 맥주와 소주시장은 침체된 상태다.

진로 두산 보해양조등 3대 메이커간의 치열한 판촉경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7% 성장에 그쳤다.

금액으로는 8천7백억원어치로 7.4% 늘어났다.

맥주 판매량은 8개월간 9천6백만 상자(5백mlx20병)로 지난해 동기 보다
2.1% 늘어나는데 그쳤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