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이버공간에서 이색결혼식이 열려 화제가 됐다.

채팅사이트인 "월즈어웨이"(www.worldsaway.com)에서 만난 두 남녀 아바타
(Avatar.가상 인물)는 결혼식장 채팅방을 만들고 결혼식을 치렀다.

주례와 하객 모두 채팅방에서 만난 아바타들.

주례자가 사랑을 맹세할 선물을 교환하라고 하자 두 사람은 반지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 머리를 떼내 바꿨다고 한다.

아바타란 분신 또는 화신이란 의미를 가진 단어로 가상사회(Virtual
Community)에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뜻한다.

사이버공간에서의 "또다른 나"인 셈이다.

몇년전만 해도 "상상" 수준에 머무르던 아바타는 이제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

VR(가상현실.Virtual Reality) 자바 3D캐릭터등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통신망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이버공간이 텍스트에서
그래픽 위주로 바뀐데 따른 것이다.

아바타의 출발은 컴퓨터게임.

특히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온라인 머드게임은
대부분 아바타의 개념을 도입했다.

이용자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가상사회에서 각종
모험을 즐긴다.

아바타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채팅서비스.

"아이콘 채팅" "3차원 그래픽 채팅" 등의 이름으로 아바타를 이용한 채팅
서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서비스제공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캐릭터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다.

이용자는 아바타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웃고 울고 화내고
황당해 하기도 하는 등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

내용을 입력하면 마치 만화의 주인공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아바타의
한쪽에 말풍선이 나타나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매직하우스(www.mhouse.net) 러브헌트(www.lovehunt.com) 챗팝
(www.chatpop.com) 등이 네티즌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아바타채팅
서비스.

이밖에 국내 최대의 채팅서비스인 하늘사랑(www.skylove.co.kr)도 "아이콘
채팅"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네티앙(www.netian.com)과 다음
(www.daum.net)도 "3차원 그래픽 채팅" 서비스를 올해안에 시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머드게임이나 온라인채팅에 등장하는 아바타는 가장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래픽 위주의 가상사회가 발전하고 그래픽기술이 향상되면서 서비스제공자
가 이미 만들어놓은 기성품(Ready-made)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ID처럼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나만의 아바타"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인 가트너그룹은 "새천년을 주도해 나갈 신기술 톱10"
가운데 하나로 아바타를 꼽았다.

가트너그룹은 앞으로 아바타가 지능형에이전트기술 등과 결합, 인터넷쇼핑
이나 사이버공간의 고객서비스를 위한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머지않아 사이버공간의 육체적 신분인 아바타가 채팅 게임뿐 아니라 쇼핑
정보검색 동호회 등 가상사회에서의 모든 활동을 담당하는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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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