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단순히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현금 대신 그 대금을
내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플라스틱 머니로서 신용카드보단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때 돈을 융통하는 등
금융관련 재테크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그만큼 금융서비스의 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각자 지니고 있는 카드로 어떤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를 확실하게
파악해두면 여러 모로 편리하다.

관련 서비스를 받으면서 부담해야 하는 금리나 수수료도 각 카드사마다
달리 적용한다는 점도 반드시 알아야 둬야할 필수 상식이다.


<> 일시불 구매 =신용카드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능이다.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그 대금은 최장 53일 후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사마다 결제일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달 6일 카드로 필요한 가전제품을 샀다고 치자.

그러나 물품 대금은 다음달 27일까지 내면 된다.

그 이전에 청구서가 날라오면서 대금결제일을 알려준다.

한번에 물품대금을 결제하는 일시불조건 구매는 별도의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때문에 결제일을 멀리 두고 구입하면 그 날짜만큼 이자를 내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결제일을 뒤로 미룰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소득을 가지고도 여러
지출항목을 필요한 순서에 따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만일 일시불로 물건을 구입할 때 가게 주인이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면
이는 위법이다.

가게 상호와 주소 등을 알아두고 카드사에 이같은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 할부구매 =목돈이 들어가는 물건을 구입할 때 그 대금을 몇 차례에 나눠
치를 수도 있다.

할부구매를 적절히 이용하면 자신의 월 수입에 맞게 지출을 조절할 수 있다.

삼성 LG카드는 2개월 할부부터 가능하다.

나머지 다른 카드사는 3개월짜리부터 고객이 그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할부기간은 통상 18개월까지로 제한돼 있다.

국민카드는 이달부터 할부 기간을 24개월까지 늘렸다.

할부 기간에 따라 내야하는 이자율도 회사별로 다르다.

할부기간이 5개월 이내일 때는 비씨 국민카드가 연 14%로 가장 낮다.

다른 카드사는 연14.5~16% 정도를 받는다.

6~9개월 할부구매는 카드사별로 연15~18%를 받는다.

10개월 이상이 되면 연16~18%까지 이자가 붙는다.

이처럼 카드사마다, 기간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금리를 꼼꼼히 확인한 다음
활용하는게 현명한 카드 사용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현금서비스 =급한 돈이 필요하지만 은행 잔고가 부족할 때, 심야에
은행이나 현금지급기(ATM)를 이용할 수 없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한도는 개인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신용카드 회원이라면 평소에 자신의 신용을 철저히 관리해 이용 한도를
늘려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생활의 지혜이기도 하다.

서비스 한도는 최저 30만원부터 최고 2백만원까지 다양하다.

현금서비스를 30일 동안 이용하려면 금액의 2% 내외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

날짜가 길어질수록 수수료도 많아지도록 돼 있다.

현금서비스를 받은 돈은 여유가 생기면 가급적 일찍 갚는 게 유리하다.

이와 관련해 중도상환제도라는 것을 이용할 수 있다.

대금 청구서가 날아오기 전에 여유자금이 생기면 카드사에 연락해 미리
갚을 수 있다.

현금 서비스에 붙는 수수료는 연리로 환산하면 일반대출금리보다 훨씬 높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이자를 아낄 수 있다.


<> 카드론(대출) =각 신용카드사들은 급전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대출도
해 주고 있다.

최근들어선 회원에 상관없이 빌려주는 곳도 있다.

은행 대출에 비해 금리가 비싼 것이 흠이지만 절차가 간소하고 금방 통장에
입금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카드를 이용하면서 신용관리를 적절히 해 왔다면 다른 사람의 보증이나
담보없이 신용만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무보증 소액대출인 경우 5백만~2천만원 한도로 연 10.0~17.5%의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금액과 기간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신용대출인 경우 한도는 1천만~5천만원까지다.

금리는 연 10.0~19%로 카드사마다 차이가 있다.

신용도가 우선 고려되기 때문에 이자를 낮춰 내려면 평소에 신용상태가
좋아야 한다.

카드사에서는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해 주기도 하는데 이 때는 1억원에서
최고 4억원까지 한도가 늘어난다.


<> 리볼빙제도 =최근에서야 국내에 도입된 제도다.

외환카드가 일부 우량회원에게 리볼빙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씨티은행도 리볼빙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 대금은 통산 다음 달 청구서에 포함돼 전달된다.

그러나 카드대금을 일단 연체하면 현금서비스나 할부 일시불 구매 등 모두
이용할 수 없다.

그런데 리볼빙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카드로 사용한 금액을 결제일에 전부
갚을 필요없이 일정비율, 또는 일정금액만 갚아도 계속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신용카드라고 하면 보통 리볼빙카드를 말하는 것일 정도로
일반적이다.

신용카드사들은 결제되지 않은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이자를 매기고 있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