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어디에 굴릴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제한조치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상태다.

증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은행에 돈을 넣어두자니 수익률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부동산이 꿈틀거린다고 하지만 장기 목돈투자라 선뜻 결정할 수 없다.

특히 투신사 수익증권에 돈을 넣어 두었던 사람의 마음고생이 심하다.

대우채권의 환매제한으로 이미 배신감을 맛본 터다.

투신사라면 두번 다시 쳐다보기도 싫다.

그러나 정작 대안이 마땅치 않다.

돈을 수시로 찾을 수 있으면서 상당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금융상품이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때일수록 원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원론은 다른 게 아니다.

돈을 얼마동안 굴릴 것인지와 돈을 굴리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아울러 수익성과 안정성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그런 다움 그에 걸맞은 투자대상을 고르는게 현명하다.

<> 돈을 얼마동안 굴릴 것인가 =여유자금 운용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과연 얼마나 있다가 돈을 사용할 지를 냉정히 따져야 한다.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에서 빼내온 돈은 특히 그렇다.

과연 이 자금이 학자금인지, 전세자금인지, 아니면 1년이상 운용할 수 있는
돈인지를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만일 한달가량 운용할 돈이라면 은행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와
종금사 CMA(어음관리계좌) 등이 적합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이 은행 MMDA다.

MMDA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1개월정도 초단기로 운용할 때 유리하다.

예금자 보호대상이기도 하다.

특징은 투자금액별로 금리가 달리 매겨진다는 점.

보통 5백만원 1천만원 3천만원 5천만원 1억원 등을 기준으로 거액일수록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1억원 이상을 맡길 땐 하루만 예치해도 연 5~6%의 금리를 받는다.

종금사 CMA도 기간에 관계없이 돈을 맡길수 있는데다 연 5.0~7.5%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돈을 1년정도 운용할 사람이라면 뮤추얼펀드 은행특판예금 비과세예금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보통 1년 이내에 찾을 수 없거나(뮤추얼펀드), 1년이내
에 찾을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수익성이 우선인가, 안정성이 먼저인가 =투신사 수익증권에 가입했던
사람의 상당수는 "원금도 손해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소연한다.

투신사 창구에서 "결코 원금을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도했던게
주된 이유이긴 하다.

그러나 실적배당상품은 애초부터 원금도 손해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이런 상품엔 은행 실적배당신탁 투신사 수익증권등이 해당된다.

좀 비약하면 주식투자와 비슷한 상품이다.

실적배당상품의 특징은 경우에 따라선 원금도 손해볼 수 있는 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1백%의 수익률을 내는 펀드가 있는 반면 원금도 찾지 못하는 공사채형
수익증권도 있다.

따라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그렇지만 대우채권에서 경험했듯이 최악의 경우 원금도 손해볼수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수익은 얼마 되지 않더라도 안정성에 우선을 두고자 하는 사람은 확정금리가
주어지는 상품을 택해야 한다.

이런 상품엔 은행 정기예금 신용금고 예적금 채권 RP(환매채) 등이 있다.

확정금리상품중 비과세상품, 은행 특판예금 등에 가입하면 이자를 1~2%
포인트 더 받을수 있다.

최근 은행들이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보너스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예금보호대상이 되는 상품을 고르면 안정성은 그만이다.

확정금리상품중에서도 채권과 98년7월25일 이후 발행된 RP 등은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다.


<> 돈을 굴리는 목적이 무엇인가 =과연 돈을 굴리는 목적이 무엇인가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목돈을 마련할 요량이라면 적금이나 부금이 좋다.

한 달후에 꼭 필요한 돈이라면 아무래도 안정성에 우선을 둬 상품을 골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원금을 다소 손해보는 일이 있더라도 고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연 8%안팎의 은행이자로는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1년이상 장기로 여유자금을 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부동산투자도
한번쯤 고려해볼 만하다.

그러나 부동산은 쉽게 현금화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불시에 사용할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 하영춘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