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을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에 대한 국세청의 강도높은 세무조사
방침이 발표되자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법에 어긋나는 불법행위는 법에 따라 처벌받는건 당연하다면서도 혹시라도
''걸릴'' 사안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진그룹 세무조사-대우그룹 해체-현대 주가조작여부
조사-대기업 오너에 대한 강도높은 세무조사 계획 등으로 이어지는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기업인을 싸잡아 부도덕한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며 기업가
정신을 꺾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5대그룹 관계자는 "대기업 오너나 사회 지도층이라도 불법
이나 탈법 사실이 있으면 법대로 처리돼야 한다는덴 이견이 없다"며 "그러나
요즘같은 "얼어붙은" 분위기에서 기업인들이 제대로 기업을 경영할 의욕이
나겠는가"고 반문했다.

전경련도 "한국 경제가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많은 난관이 가로
놓여 있다"며 "살얼음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인 지금은 기업인의
의욕을 북돋아 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매입과 관련, 국세청의 우회증여 여부를
조사받고 있는 삼성의 관계자는 "법적인 사전검토를 거쳐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주식 매입이 이뤄졌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결과가 나오기
전에 법을 어긴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씨가 말한
것처럼 한국 경제가 다시 도약하려면 기업인들의 이노베이션이 필수적"
이라며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고 경제가 성장하고 안정되기를 바랄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전정신 없이 과실이 맺기를 바라는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하고
"국경 없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인의
발목을 붙잡아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연구위원도 "정부의 대기업정책이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큰 밑그림이 없는 상태서 추진되고 있다"며 "기업인들이 미래
예측을 할수 없게 만들어 경영의욕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