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회학과 사회학연구 실습팀이 서울대생 8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가 작년에 모든 일간지에 발표됐다.

그 결과 중에서 성에 관계된 것을 보면 학생들이 성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일간지의 기사제목을 보자.

"혼전 성관계 무방 77%, 결혼후 알아도 개의치 않겠다 90%."

제목에서 어느 정도는 조사 결과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 조사
학생의 19%가 이미 성관계를 경험했고 77%가 결혼전 성관계에 대해서
가능하다는 응답을 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결혼후 배우자의 혼전 성경험을 알게 됐을 때
이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10%만이 이혼하겠다고 응답한 것이었다.

즉 대다수가(90%) 혼전 성경험에 대해서 개의치 않겠다고 대답한 것이다.

이 결과로부터 무슨 결론을 내릴수 있을까.

대다수의 학생들에게(특히 서울대생들에게) 혼전 성경험이 결혼생활의
장애요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그래서 앞으로는 부인들이(남편들이) 이혼의 부담없이 결혼전 성관계를
남편에게(부인에게) 자연스럽게(?) 고백을 해도 된다는 것일까.

그러나 이 결과를 믿고 안심하여 실제로 과거고백을 한다면 공연히 평지풍파
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 결과로부터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이란 90%의 학생이 혼전 성경험이
결혼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며 실제로 자기 부인의
(남편 의) 과거를 문제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낸 것은 아니다.

이렇게 지극히 사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한 내용과 실제의 행동은
판이하게 다를 수가 있다.

그러면 이 결과로부터 우리가 안전하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일까.

그것은 "학생들이 결혼전 성관계를 이혼의 사유로 생각하기는 한다"라는
정도의 아주 상식적인 것일 뿐이다.

< 김진호 국방대학원 교수 gemkim@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