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주식 공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필요한 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주식 공모를 이용하는 벤처기업들
이 늘고 있는 것.

인터넷 공모는 증권회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직접 주주를 모집하는
방법이다.

10억원 미만의 자금은 금감위에 신고하지 않아도 공모할 수 있어 자금동원
능력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주식 공모가 확산되고 있다.

<> 사례 =인터넷 주식 공모를 처음 실시한 곳은 골드뱅크.

지난해 5월 회원을 대상으로 1만9천8백주를 공모했다.

모두 1천4백85명이 참여해 9억9천만원을 마련했다.

공모가는 액면가와 같은 5천원.

같은 해 8월에는 2차 공모를 실시해 8억원을 모았다.

공모가는 8천원이었다.

골드뱅크는 2차 인터넷 공모 직후 코스닥에 등록돼 주가가 최고 30만원까지
치솟았다.

공모가의 37~60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골드뱅크 이형석 실장은 "인터넷 공모로 필요한 자금을 빨리 모을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코스닥 상장 요건인 주식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넷폰 서비스 업체인 넥셀텔레콤은 지난 6월 액면가 5천원인 주식 3만주
를 공모해 1백%의 청약률을 달성했다.

공모가는 1주당 3만원.

액면가의 6배에 달하지만 거뜬히 목표를 달성했다.

인터넷서비스 업체 시티넷도 지난 3일 인터넷 주식공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회사는 공모를 시작한 지 7분만에 20만주가 모두 청약되는 기록을
세웠다.

액면가 1천원에 공모가는 3천원.

모두 6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

슈퍼맨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로 일반인의 시선을 끈 인터넷 광고업체
제인앤제이미디어도 최근 주당 1만원에 인터넷 공모를 실시했다.

3백여명의 투자자로부터 총 9억9천9백만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제이앤제이미디어의 이진성 사장은 "당초 3억원 가량을 공모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회원들의 투자열기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11월~12월께 코스닥에 등록할 계획이다.

인터넷 뉴스정보채널 패션코리아를 운영하는 벤처기업 3INS는 지난 4월부터
한달동안 인터넷 공모를 실시해 6백20명으로부터 모두 9억9천7백만원을
유치했다.

당초 예상액 5억원의 2배에 가깝다.

주주로 참가한 계층도 초등학생에서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1인당 투자 금액은 최소 6만원부터 최고 한도액인 1천8백만원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분포 돼 있다.

이밖에 하나로통신도 지난해 9월 공모한 3천4백80억원 가운데 일부를
인터넷을 통해 공모했었다.

<> 공모방법 =홈페이지에 주식 공모 광고를 낸 후 네티즌들로부터 청약을
받는다.

청약도 인터넷에서 곧바로 한다.

청약한 사람은 지정된 날짜까지 은행에 돈을 입금하면 된다.

주식 배정은 주로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배정을 받은 사람에게는 1~2달 후 주권을 우편으로 보내준다.

<> 문제점 =인터넷 공모는 투자위험이 크다.

사업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인터넷 공모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공모 후 얼마되지 않아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고, 코스닥 등록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인터넷 주식공모를 하는 업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투자자는 공모를 실시하는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밖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튼튼한 기업인지 부실한 기업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주목
해야 할 대목이다.

인터넷 주식공모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업체가 인터넷 관련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미 야후 아마존 등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의 주식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넷 주식 공모는 벤처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번에 수십배의
투자이익을 올릴 수 있지만, 투자한 돈을 몽땅 날릴 위험도 안고 있다.

인터넷 공모를 실시하는 벤처기업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