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제2금융기관을 활용한 경제력집중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자기계열 투융자한도 축소, 사외이사제도 확대, 부실기업 진출억제가
주내용이다.

입법화 과정을 거쳐 시행될 예정으로 있는 정부의 개선방안에 대해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감독기능이 총체적으로 실종된 현실에서 제2금융기관을 이용한 재벌의
영역확장 방지를 위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찬성론의
요지이다.

이에대해 규제강화는 제2금융권의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감독강화
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반대론의 요지다.

한국개발연구원 신인석 연구위원과 한국경제연구원 이인실 연구위원의
토론내용을 소개한다.

-----------------------------------------------------------------------

-정부의 제2금융권 경영지배 구조개선 방안에 대해 감독강화로 해결해야할
문제를 규제강화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신인석 위원 =실물시장과 금융시장 모두에서 독과점 구조가 형성될 때
재벌과 금융기관이 밀착할 유인이 커집니다.

대우그룹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서울투신이 대우채권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었던 예가 바로 경험적인 증거입니다.

금융자본의 형성을 위해 제2금융권의 소유구조에 손을 대지 않은 만큼
투자한도제한과 같은 양적 규제는 필요악이라고 봅니다.

<>이인실 위원 =재벌의 제2금융권에 대한 과도한 지배는 IMF구제금융 이후
급변했던 금융환경 속에서 과도기적으로 나타난 현상입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새로운 금융자본 형성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당국이 감독만 철저히 한다면 부작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는 감독의지가 약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2금융권이 독과점구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경영만 건전하다면 단순히 몸집이 크다는 것을 문제삼아야 됩니까.

<>신위원 =금융당국의 입장에선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일차적인 문제이겠죠.

그러나 공정거래 담당자에게는 경쟁이 공정히 일어날 수 있는 여건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결국 시장점유율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위원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되면 밀려올 외국 투자사와 비교하면 국내
회사들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입니다.

일정한 규모가 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투신사 자기계열 투자한도를 신탁재산의 7%로 제한했습니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가총액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가 넘는데
이런 인위적인 제약이 주식시장을 왜곡시키지는 않을까요.

<>이위원 =삼성 현대 등의 계열사 주식은 어쩔 수 없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최소한 5대계열사의 주가에는 영향이 있겠죠.

어떤 주식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데도 못 오르는 왜곡현상이 불가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투자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지요.

<>신위원 =모든 규제에 부작용이 따른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정책목표를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이겠죠.

삼성투신운용이 보유한도 초과분만큼 시장에 내다판다고 하더라도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포트폴리오의 재구성에 불과합니다.

주가하락 요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외이사를 전체이사의 2분의1로 확대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거나 공기업화
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위원 =사외이사 요건을 강화하자는데 원칙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러나 우선 사외이사를 충당할 인적 풀(pool)이 우리사회에 갖춰져 있는지
의문이군요.

또 제2금융권에 대한 사외이사 제도에는 투신사 구조조정을 앞두고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기업 스스로도 경영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만큼
앞으로도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사외이사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신위원 =사외이사 요건 강화가 당장은 실익보다 코스트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습니다.

이위원 말처럼 내생적으로 진화한 제도가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은 제도의식에 의한 자본주의였습니다.

일시적인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룰세팅, 즉 규칙을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외이사는 기업지배구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국기업의 80% 이상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선임권이 대주주에게 있는 한 공기업화의 우려는 기우입니다.


-제2금융권 자산운용의 대기업 편중, 재벌의 사금고화, 투신사와 생보사를
기업지배 도구로 활용하는 문제, 이런 것들이 이번 조치로 해소될 수
있겠습니까.

<>신위원 =시장이 못하는 일을 정부가 할 수는 없습니다.

일차적으로 투자자 책임주의 확립돼야 합니다.

감독의 효율화는 그다음 문제겠지요.

감독의 초점은 불공정한 유가증권 거래에 맞추져야 합니다.

강력한 규제는 공정한 출발점을 만든다는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건전한 금융자본을 형성하자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 이상을 향한 과정에서 어떻게 위험을 줄일 것인가 하는 경로의
문제입니다.

<>이위원 =제2금융권은 어느 곳보다 경쟁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시장입니다.

기존의 규칙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도록하면 그만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상적인 모니터링시스템을 갖추고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내려야겠죠.

금융은 국가적인 경쟁력 차원에서 반드시 육성해야 할 산업입니다.

< 정리=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