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계열 12개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초고속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대우에 대한 워크아웃방침을 정했지만 언제 시작할지를 놓고 고민해
오다 26일 전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써 채권단과 대우의 협의로 시작하려던 대우 구조조정은 채권단이
확실한 주도권을 쥐고 사실상 은행관리형태를 밟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 워크아웃 결정 의미 =대우를 워크아웃 틀에 집어넣겠다는 생각은 이미
정부 당국자들의 머리속에 박혀 있었다.

하지만 대우 그룹 전체 빚이 6월말현재 61조8천억원으로 워낙 많은데다
계열사 마다 특수성이 있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런 와중 대우가 스스로 결제하지 못한 어음이 진성어음(상거래채권)만
쳐도 3천억원을 웃돌아 협력업체들의 피해와 고통이 가중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시간을 늦출수 없게 됐다.

대우 전체의 유동성 부족도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측됐다.

지난달 19일부터 채권단이 대우의 유동성지원을 위해 회사채연장 등 통해
4조원 이상 지원했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었다.

그로인해 대우 계열사의 생산과 판매도 위축돼 대우와 채권단이 의도했던
매각작업이 차질을 빚을 우려도 커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더 이상 기다릴수 없다고 판단, 워크아웃을 결정하게
됐다.

또 대우의 시급한 사정을 감안, 워크아웃도 초고속으로 진행키로 한 것이다.


<> 추진절차및 내용 =채권단은 대우 워크아웃에 착수한 만큼 빠르면 실사
자료를 바탕으로 채무조정에 나선다.

대우 구조조정은 "시간과의 싸움".

채무조정은 통상 3개월이상이 걸렸으나 대우에 대해선 가급적 신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1개월이내에 끝낼 예정이다.

대우 워크아웃은 추진주체가 대우에서 채권단으로 바뀌었으나 정부가
사실상 전면 개입해 부채조정의 골격을 제시하고 실행한다는 점에서
"준국유화" 조치나 다름없다.

대다수 계열사는 대우증권처럼 "선 인수 후 정산" 방식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대우중공업처럼 추가적인 자산실사가 필요하거나 일부 사업부문을
분리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소집해야 하는 경우에는 최대 6개월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채무조정에는 <>이자감면 <>대출금출자전환 <>보증채무감면및 해소 등의
기법이 활용된다.

경영진은 모두 새로 선임할 수도 있으나 상징적 수준에서 물갈이될 전망
이다.

자산실사 결과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경우에는 감자가 불가피하다.

계열사 상호보유주식도 모두 채권단에 의해 정리된다.


<> 걸림돌은 없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처리문제가 있다.

대우는 6월말 현재 회사채 22조3백90억원, CP 8조7천1백90억원어치를 각각
발행했다.

이는 전체 차입금 43조3천8백90억원의 71%에 달한다.

그러나 당국은 이미 대우채권에 대한 환매제한조치를 취해 채무조정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놨다.

또 기업구조조정협약 가입기관이 아닌 신협과 상호신용금고가 보유한 대우
회사채나 CP 부분에 대해선 금감원이 앞장서 채무조정방안에 동의해 주도록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우중 회장의 동의여부는 처음부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인 계열사의 경우 다른 공동대표이사가 있는데다 대우측
의 동의도 필수요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해외채권단이 얼마나 잘 협조하느냐도 워크아웃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요소.

특히 채권보유액이 적은 마이너그룹쪽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요해외 채권금융기관쪽은 협조적이라는 후문이다.

이밖에 소액주주의 반발, 신규자금 분배를 둘러싼 채권금융기관간 갈등,
조정부채의 분배다툼, 자산평가에 대한 기업과 채권단간 이견, 경쟁업체의
반발 등 워크아웃과정에는 수많은 걸림돌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우계열사에 대한 대대적 워크아웃이 추진되면 일부 금융기관은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공적 자금을 투입해 자본부족분을 메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에 앞서 부실책임이 있는 대우그룹의 임직원에
대한 손실분담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묘수풀이가 필요한 대목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