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동구 지원동의 변두리엔 숲으로 둘러 싸인 작은 집이 하나
있다.

"영신원"이다.

여기에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갓난아이에서부터 5살 미만의 정신박약아
지체장애아 미숙아 등이 살고 있다.

이들도 어린이 특유의 순수성과 명랑성에 있어 다른 정상아들과 다를 게
전혀 없다.

영신원을 먼저 이야기하는 까닭은 지난 88년 금호생명 창립과 동시에
발족한 여직원 모임 "은빛회"가 96년 봄부터 사랑을 실천하는 곳인
때문이다.

발족후 줄곧 회원들간 친목도모와 유대강화를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벌여
왔다.

그러나"우리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보다 넓고 뜻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뜻을 모은 뒤 이의 실천방법을 찾다 우연히 영신원을 알게 된 것이었다.

영신원에 대한 봉사활동을 자주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비록 두달에 한번씩 주말에나 시간을 함께 하지만 우리 63명
회원들의 마음은 늘 그들과 함께 있다.

아이들이 울거나 칭얼대면 얼래주고 달래 준다.

또 청소하고 음식준비하다 보면 시간은 정신없이 간다.

그러는 틈틈이 아이들의 해맑은 눈을 바라 보노라면 저녁을 향해 달리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특히 감동하는 것은 그 곳 선생님들의 평화로운 표정과 밝은 미소다.

한방 15명씩이나 되는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한밤에 서 너번씩 일어나기
일쑤라고 한다.

그런데도 피곤한 모습이라거나, 언짢아하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어쩌다 한번 봉사활동해도 이토록 어렵고 힘든 일을, 1년내내 아이들을
수발하는 그들에 대해 정말 머리가 숙여진다.

이윽고 짧지만 정신없이 보낸 하루의 봉사활동이 끝난다.

얼마 안되나 사랑을 담은 후원금을 건네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할 때
아이들 울음소리가 시작된다.

우리 회원들 눈은 누구라할 것 없이 모두 눈물로 젖어든다.

회원들의 힘을 더 모아 봉사하는 곳을 영신원뿐만이 아닌 여러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부상조의 미덕은 보험의 근본이라 생각한다.

은빛회는 "작지만 큰 사랑실천모임"이라는 자부심을 우리 모두 느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