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들어가기는 예나 지금이나 바늘구멍이다.

지금도 열대야를 새워가며 수해의 슬픔도 잊은 채 입학준비에 땀
흘리는 수험생들이 많을 것이다.

시험 치를 당사자들이야 얼마나 속을 태우랴만 곁에서 안달하는
부모들 보기가 여간 민망하지 않다.

시험 때가 되면 그래저래 합격의 영광을 누리기도 하고 낙방하기도
하는데 그야 "진인사대천명"이다.

그러나 만약 대학이란 곳에 학벌을 따기 위해 들어가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머리를 싸매고 취미 없는 공부에 매달리기 보다는 그 시간에
특기를 살리는 일에 몰두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요즘 대학들이 내는 "<><>대학원xx과정" 신문광고를 보다가 나온
아이디어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대학원 수료증을 받을 수 있고 4년제 대학에
학사편입을 할 수도 있다 한다.

분명 과대광고는 아닌 것 같은데,불쌍한 수험생들을 생각하면 반가운
한 편 해괴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대학원은 사회교육원이 변질된 특수과정인 것 같다.

그러나 말만 대학원이지 학원과 크게 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입학자격은 "전문대 졸업생 이상, 고졸자도 가능, 자신의 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자"등으로 구분해 놓고 있는데, 아예 학력파괴(?)
상태이다.

등록금만 내면 누구나 선착순 입학이 가능하다는 애기다.

이쯤 되면 학부 과정을 마친 후 연구를 지속하는 대학원은 아니다.

보통학원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이 교육부가 말하는 평생교육이나 대학원 중심교육의 속사정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무슨 장삿속인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사회교육원으로 인가를 받았으면 그렇게 붙여야지 얄팍한 속임수로
지성의 현장에서 싸구려 돈벌이를 해야 하나.

그것이 대학 재정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성의
양심과 맞바꿀 정도의 값어치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어느 교수가 말해 주었다.

"그래야 사람들이 몰립니다. 대학도 경쟁시대입니다"

대학 재정을 걱정하며 백번 이해하고 들으려 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연초 어느 유력 정치인이 지원한 대학원이 북새통을 이룬 것처럼 지원자가
몰려드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대학개혁 운운 하는 꼴이 입시생을 둔 부모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가뜩이나 대학교육이 부실하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학벌장사가
만연되어 있으니, 그것도 속칭 명문이란 대학들까지 끼어들어 좌판을
벌이고 있으니 한심하다.

학벌 풍년이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할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큰 개혁 하는데
걸림돌이나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