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은 집중호우와 태풍 "올가" 그리고 대우사태 때문에 우리 모두가
근심스러웠던 시기였다.

집중호우와 올가는 많은 피해와 이재민을 남긴 채 우리 앞에서 사라졌지만
대우문제는 계속 한국경제의 "태풍의 눈"으로 남아 우리를 불안케 하고 있다.

이러한 주요 이슈에 대한 한국경제신문의 보도와 분석은 대체적으로
적절했다고 보인다.

우선 집중호우와 태풍 올가에 대한 기사에서 한경은 종합경제신문으로서의
면목을 보여줬다.

수요일자 1면과 종합해설란에서 집중호우와 태풍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복구지원, 주요대책 특히 세금관련 대책과 보험처리 문제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이는 수해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사들로서
생활 속의 경제지를 표방하는 한경에 걸맞은 기사였다.

또 다른 종합지와의 차별성이 부각되는 기획이었다.

대우문제와 관련해선 우선 한국언론 전체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대우문제의 심각성과 7월께 대우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다 알았고 언론은 물론 가장 많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 언론들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며 대우문제를 다루는 기고나 기사는 전혀 개제하지 않다가 문제가
터지자 일관성 없는 논조의 동조기사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의 우화에서처럼 아무도 감히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한 아이가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치자 모두가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눈치만 보며 철학도 없이 남들과 함께 움직이는 신문들이 널려있는 한
한국언론의 질적 향상은 기대할 수 없어 보인다.

한경도 대우문제가 공론화되기 이전엔 주체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

하지만 한경은 대우문제가 공론화되고 난 이후엔 지속적으로 원인과 대책에
대해 심층분석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대우관련 기사들은 감정적이지 않고 일관된 논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일관된 논조를 갖지 못하는 다른 많은 신문에 비해 돋보이는 점이었다.

지난 월요일자 "데스크 시각"은 대우문제의 원인과 정부의 대우문제에
대한 일련의 대응방식에 대한 심층적이며 날카로운 분석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부가 섣부른 간섭을 해선 안된다는 식의 소극적인 해결방안
제시보다는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 제시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컨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실패한 경영진은 퇴진시키고 새로운
경영진이 유수의 투자은행과 컨설팅회사의 자문을 받아 구조조정을 주도하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 대안이라는 것 등이다.

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대우계열사간의 지급보증은 각 계열사 채권단이
계열사 차원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서로 상쇄할 부분은 상쇄하면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지급보증 관계를 먼저 단순화한 이후 대우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들을 매각 등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식의 좀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한경이 주요 경제문제에 대해 사실 보도와 분석 수준을 넘어 가능한 정책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을 때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세계 유수의 경제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주 경제관련 또 하나의 주요 뉴스는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금융소득종합과세를 2001년부터 시행키로 여당인 국민회의가 결정한
것이었다.

이에 관한 기사들은 지난주 수요일자에 실렸다.

이 기사들은 종합과세 실시유보의 배경과 금융종합과세 시행의 논리와
효과에 대해 상세하면서도 객관적인 분석을 포함하고 있다.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시의 적절한 기사였다고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종합과세에 대한 문제점들, 즉 금융실명제
의 보완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이 제도가 제대로 기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또 주식양도소득을 제외하고 이자와 배당소득만을 금융소득에
포함시키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등에 대한 분석이 없어서 아쉽다.

위에서 언급한 주요 이슈에 가려져 있었지만 최근 한경의 지면중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인다.

"Head to Head"와 "최경환의 Debate Plaza"가 그것이다.

주요 경제이슈에 대해 찬반 토론의 광장을 마련해주며 매주 월요일
오피니언난을 산뜻하게 장식하는 이 새로운 컬럼은 쟁점문제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쟁점사안을 더욱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매우 좋은 시도로 보인다.

또 각분야의 전문위원을 활용한 심층분석과 진단도 한경이 종합지나 다른
경제지들과 차별화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각 신문사들이 천편일률적인 신문 만들기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노력할 때 한국언론의
질과 경쟁력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조명현 < 고려대 경영학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