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일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오는
15일 발표할 중산/서민층 안정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크게 세 갈래로 요약된다.

우선 상속 증여세제 개편을 통해 부의 탈법.편법적 세습을 차단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통해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실직과 임금삭감 등으로 고통받는
중산/서민층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여주는 동시에 재벌개혁작업 등을 촉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IMF 관리체제에서 심화된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의 과세형평성을 맞추는 것도 핵심의
하나다.

이미 정부대책으로 발표됐지만 국회 파행으로 시행이 미뤄지고 있는
근로소득세 공제 등을 포함한 중산층안정대책도 당연히 포함된다.


< 부의 세습차단 >

<> 상속증여세 강화 =정부는 현재 1억원에서 50억원까지 5단계로 나뉘어져
10~45%의 세율을 누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상속증여세를 보다 강화할 방침
이다.

최고한도인 50억원이 너무 금액이 커 상속증여세 과세에서 빠져 나갈
구멍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45%의 세율도 과거 60%에서 인하된 것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또 현행 10~15년인 조세소멸시효를 최소 5년이상 늘려 전체 세수의 0.7%에
불과한 비중을 선진국 수준인 1.5~2.0%까지 높일 계획이다.

대기업 오너들의 주식증여에 대한 양도차익 세율을 현행 20%에서 30-40%로
높이고 첨단 금융기법을 이용한 상속증여세 탈세도 차단한다.


<> 증여의제 확대 및 보완 =정부는 고액재산가들의 변칙적 상속증여를
막기위해 상속증여세법령에서 열거하는 "증여의제" 대상을 보다 확대하고
내용도 정교하게 다듬는다는 방침이다.

현행 법령은 "제한적 포괄주의"에 따라 보험금, 채무변제, 합병시,
증자감자시, 전환사채권리 등 증여의제 대상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이와
유사한 내용에 대해서도 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금융기법을 이용한 탈세에는 속수무책이다.

따라서 증여의제 대상을 더 열거하든지 무상으로 부를 증여받는 모든
행위에 대해 과세하는 완전포괄주의로 바뀌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 공익법인 투명성 강화 =재벌기업의 대주주 등이 사재출연한 공익법인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익법인이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행 세법상 공익법인이 특정계열사 주식에 5% 이하로만 출자하면 증여세가
면제된다.

총수가 법인운영권을 후계자에게 넘긴다면 세금부담없이 수많은 계열사
경영권을 합법적으로 상속증여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공익법인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감사를
받도록 하고 현재 세무당국에만 신고토록 돼 있는 감사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익법인이 본래의 기능에서 이탈하면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도 검토
되고 있다.


< 과세형평성 확립 >

<> 금융소득종합과세 재실시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소득과 부의 편중현상을
완화하고 동일세율 적용에 따른 과세형평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재실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은 잡혀있다.

다만 언제 실시하느냐가 문제다.

경제위기가 완전히 극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합과세를 재실시할 경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우쇼크 이후 불안해진 금융시장이 큰 변수로 등장했다.

따라서 올해 법을 고쳐 공평과세 의지를 천명하되 시행은 2001년으로
미루는 절충안이 채택될 전망이다.


<> 간이과세.과세특례제도 폐지 =고액자영업자들에게 음성탈루소득의 온상이
돼온 과세특례제도와 간이과세제도를 통합.폐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장 폐지하면 조세저항이 우려되는 데다 영세한 사업자에게 세부담
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정부는 두개의 특례제도를 모두 없애되 세금을 경감하는 방안과
과세특례만 없애는 방안, 간이과세를 폐지하는 대신 과세특례 기준인 연간
매출액 한도 4천8백만원을 상향조정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 고급주택 지방세 강화 =고급주택에 대해서는 국세인 양도세에 비해
기준이 턱없이 낮은 취득세 등 지방세의 과세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취득세 부과시 고급주택으로 평가돼 일반주택(2%)보다 높은 세금(10%)이
부과되는 기준(전용면적 74평이상, 아파트)이 너무 높아 실제 과세대상이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양도세와 동일하게 전용면적 50평으로 통일해 과세범위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싯가의 20% 정도밖에 안되는 과세표준액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 특별소비세제 개편 =특별소비세는 부가가치세 부담의 역진성을 보완하고
세수확보, 외부불경제 축소를 그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냉장고, 세탁기 같은 일반 가전제품이나 청량음료, 사탕에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일반서민이나 중산층에게 또다른 역진적 부담이
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따라 품목별로 특소세 부과대상에서 제외 또는 추가하거나 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 근로소득공제한도 확대 등 =정부는 이에앞서 지난 6월18일 고위 당정회의
를 통해 "중산층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풍, 특검제 등으로 인한 임시국회 파행으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각종 중산층 지원대책이 빛을 못보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8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개정법안과 추경예산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당시 발표된 중산층지원대책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의료비 등 근로소득공제
한도가 확대되고 신용카드공제제도가 신설된다.

또 비과세 근로자우대저축 가입자격이 연봉 3천만원 근로자까지 확대되고
신규주택취득후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하는 제도가 연말까지 6개월 연장된다.

그밖에 생계형소기업 창업지원을 위한 신용보증기금 2천억원 출연, 농어민에
대한 1조1천억원의 저리특별경영자금지원, 벤처기업 개인출자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인상 등이 포함되어 있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