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탄생이래 수많은 우환에 시달려 왔다.

오늘날의 질병 대부분이 선사시대부터 존재했다고 여겨진다.

고대이집트 미라에서 동맥경화 암 결핵 결석 요도염 등 현대병이 발견된 건
그같은 설을 입증한다.

다만 병의 이환율과 사회적 비중은 시대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전염병은 특히 그렇다.

유럽에선 14세기중후반 페스트로 인구의 3분의1이 사망했다.

16세기초 찬란하던 잉카와 아즈텍문명을 파괴한 건 지금은 지구상에서
사라진 두창(천연두)이었다.

유럽인이 가져간 두창 바이러스와 홍역 인플루엔자 발진티푸스 병원체는
면역력이 없던 중남미 원주민의 90%를 몰살시키는 참극을 빚었다.

위력이 떨어지기는 결핵 또한 마찬가지.

1882년 로버트 코흐가 결핵균을 찾아내고 1943년 왁스먼이 스트렙토마이신을
발명할 때까지 불치병으로 전세계인을 괴롭혔으나 생활수준 향상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결핵감염율 역시 70년 59%에서 75년 58.5% 80년 57.6%로
줄었다.

결핵은 그러나 두창과 달리 근절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래 다시 늘어나
지구촌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제폐결핵 폐질환대책연맹(IUATLD)에 따르면 매년 1억명이 결핵균에
감염되고 10%인 1천만명이 발병하며 3백만명이 죽는다.

중국은 보균자 5억이상에 환자만 6백만명이고 해마다 25만명이 사망한다.

북한의 결핵환자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백50-2백명에 이른다는 보고다.

일본에서도 97년이후 결핵환자가 증가한다며 대책을 강구하더니 마침내
결핵긴급사태를 선언했다.

''결핵을 과거의 병으로 치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간 큰일나겠다''며 대책
강구에 나섰다.

"기침이 계속되면 감기로 단정치 말고 의료기관의 검진을 받으라"는
당부다.

우리나라의 결핵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7.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입국중 가장 높다.

결핵은 정신적 감정적으로 불안하고 환경과 영양상태가 나쁘면 발생한다는게
통설이다.

실제로 고교3년생의 결핵감염률은 1년생보다 2배이상 높고, 노숙자의
감염률은 일반인의 11배에 달한다.

일본처럼 긴급사태를 선포하진 않더라도 결핵이 확산되지 않도록 저소득층의
생활여건을 보살피고 국민 전체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책은 필요하다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