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사이버 연수원...SK그룹 ]

지난 3월 그룹 연수원인 SK아카데미에서 사내강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SK가스
인력관리팀의 신호진 대리(34).

그는 연수를 신청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오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백3일동안 워커힐의 맑은 공기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선배들이 경험담
을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강 신청을 하는 순간 자신의 생각이 완전한 착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수강 신청 장소는 회사 총무부도 연수원도 아닌 인터넷상의 SK아카데미
홈페이지.

그는 입교 2주전부터 홈페이지 안내에 따라 사전교육을 받아야 했다.

강사 얼굴을 볼수 없는 강의였지만 얼굴을 보는 강의보다 더 빡빡했다.

학습코스를 클릭하면 나타나는 여러개의 그래프.

전체 수강생의 학습 진도를 파트별로 비교한 내용으로 한눈팔기란 도저히
불가능했다.

중간 중간에 쏟아지는 퀴즈도 긴장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답을 입력하면 정오가 바로 확인됐고 답이 틀리면 핵심 포인트를 곁들인
풀이가 뒤따랐다.

인터넷 홈페이지 교육에 이은 집체교육도 선배의 귀띔과는 사뭇 달랐다.

연수원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실습과정이 시작됐다.

일정은 2박3일에서 1박2일로 줄었지만 학습진도는 무척 빨랐다.

인터넷 사전교육 덕택이었다.

신 대리는 힘들었던 교육과정이었지만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래서 요즘도 수시로 인터넷 연수원을 방문해 필요한 분야의 정보를 수집
하곤 한다.

SK그룹이 "SK런플러스(LearnPLUS+)"를 구축한 것은 지난 3월이다.

SK는 당시 직원교육도 인터넷을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 교육과정 지원시스템,
업무수행 지원시스템, 전자교실 등 3가지 기능을 갖춘 가상교육공간을 설계
했다.

이 가운데 교육과정 지원시스템은 현재 완성돼 가동중이다.

지금까지 사내강사과정(과장급) 코디네이션과정(부장급) 팀성과 향상과정
(팀) 두뇌활용 극대화과정(과.차장급) 등 4개 과정에서 18회의 교육이
이뤄졌다.

연말까지 신입사원과정 등 18개 과정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들 과정은 직원들을 연수원에 집합시켜 실시하는 집체교육과 병행 운영
되고 있다.

"집체교육도 효과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간형태를 유지키로 했다"는게
SK아카데미 김수연 원장의 설명이다.

업무수행 지원시스템과 전자교실은 연말까지 개설된다.

업무수행 지원시스템은 업무 처리때 생길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설정, 그룹내
해당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토대로 단계별 대응방법을 매뉴얼화해 인터넷으로
제공하게 된다.

"일처리 5단계 요령" 등 6개 메뉴를 계획중이다.

전자교실은 재무 회계 마케팅 등 17개 부문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룹내 해당분야 최고실력자의 노하우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컨텐츠로
사용키로 했다.

업무수행 시스템과 전자교실은 "사이버 학습"이 1백% 가능하다.

따라서 SK는 연말께 집체교육이 필요없는 두개의 인터넷 연수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SK의 인터넷 연수원은 벌써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SK아카데미 교육1팀의 김태영 과장은 "교재 두께는 줄었지만 교육량과
교육효과는 커졌다"며 "대충 해선 안된다는 의식이 확산됐다는 점이 무엇
보다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궁금증을 바로 피드백해줘 괴리감을 없애고 지속적인 공부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해 줬다는 점도 교육효과를 높이는 요인"이라며 "기능이
강화되는 연말부터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SK는 인터넷 연수원 개설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쓴 10억원을 포함해 2002년까지 2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PC 인터넷망 등 하드웨어가 갖춰진 상황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투자다.

탁현필 부장은 "싫증을 유발하면 사이버 연수원은 끝장"이라며 컨텐츠를
56K 모뎀으로 전송 가능토록 하고 재미있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SK는 2002년 이후 현재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시킬 작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직원의 특성과 지식 정도에 맞는 컨텐츠를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