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23일의 하락폭을 회복하는데는 과연 얼마나 걸릴까.

과거의 예로 보면 의외로 빨리 폭락 이전수준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폭락은 급반등을 부른다는 통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우리 증시는 폭락 때마다
오뚝이처럼 곧바로 일어섰다.

멀리 볼것도 없다.

지난 97년말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그해 12월 23일 종합주가지수는 7.50%(29.70포인트) 떨어졌다.

당시는 외환위기로 온나라가 두려움에 빠져있을 때였다.

환율은 달러당 2천원을 육박했다.

금리는 무려 31%로 치솟았다.

그날 하한가 종목만 7백72개에 달했다.

그러나 지수가 제자리를 찾아오는데 걸린 시간은 단 5일.

IMF의 자금조기지원 결정이 내려지면서 폭락의 상흔은 사라졌다.

작년 6월 13일에도 그랬다.

하루에 8.10%나 떨어졌다.

지금도 깨지지 않는 사상최고의 낙폭이었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44엔으로 떨어졌었다.

국내에 투자했던 타이거펀드는 돈을 거둬들이겠다고 환매를 요구했었다.

충격은 컸다.

16일까지 14.81%나 떨어졌다.

그러나 17일부터 단 이틀만에 지수는 원상회복됐다.

정부가 퇴출기업명단발표를 앞당기고 은행의 구조조정 일정을 앞당기는등
불확실성을 제거한 게 큰 힘이 됐다.

지난달 9일에도 주가는 하루에 5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인상가능성이 대두된게 악재였다.

또 너무 빨리 올라온 지수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

기관도 외국인도 모두 "사자"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단 하루만에 지수는 제자리를 찾았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이 "금리의 하향안정세는 계속 유지할 것"
이라는 정부관계자의 말로 말끔히 사라진 덕이었다.

이처럼 대폭락후에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으로 4.36%나 폭락했던 10.26때도 정부가 경제대책
을 신속하게 내놓으면서 증시는 안정됐다.

93년 8월 12일 실명제 발표때도 정부가 충격완화를 위해 자금을 풀면서
증시는 반등의 길로 들어섰다.

이번 폭락사태가 진정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대책이 신속하고 유효하면 주가는 하루이틀만에 폭락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도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지수대폭락 원인과 회복과정 ]

<> 79년 10월 26일

- 하락폭 : -4.36%
- 폭락 이유 : 박정희 대통령 시해
- 회복과정 : 5일간 9.6% 하락후 13일만에 회복

<> 93년 8월 12일

- 하락폭 : -4.45%
- 폭락 이유 : 실명제 발표
- 회복과정 : 이틀간 8.1% 하락후 4일만에 회복

<> 97년 11월 24일

- 하락폭 : -7.16%
- 폭락 이유 : IMF구제금융 신청
- 회복과정 : 7일간 하락후 반등

<> 97년 12월 22일

- 하락폭 : -7.50%
- 폭락 이유 : 금리 31%, 원화환율 2천원 육박
- 회복과정 : 당일 하락후 7일간 연속상승

<> 98년 6월 13일

- 하락폭 : -8.10%
- 폭락 이유 : 엔화환율 달러당 114엔, 퇴출기업발표 임박
- 회복과정 : 4일간 14.8% 하락후 이틀만에 회복

<> 99년 6월 9일

- 하락폭 : -5.87%
- 폭락 이유 : 미국금리인상 가능성, 급상승에 대한 경계
- 회복과정 : 하루만에 회복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