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와레즈"(warez) 사이트가 모습을 감추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정부가 대대적인 불법복제 소프트웨어(SW) 단속을 벌이면서
인터넷에서 운영되던 국산 와레즈사이트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

와레즈사이트는 최신SW나 게임, MP3파일 등을 인터넷상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사이트.

인터넷 검색엔진인 야후코리아나 네이버 심마니 등을 통해 검색되는 와레즈
사이트들은 얼마전만 해도 수십개가 넘었지만 최근 10개 미만으로 크게 줄어
들었다.

그나마 이미 폐쇄된 "죽은" 사이트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네티즌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모았던 "해적"과 "DDART"도 폐쇄됐다.

또 인터넷의 각종 셰어웨어를 정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크랙프로그램
과 정품시리얼번호를 제공하던 사이트들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는 불법복제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데다 와레즈에 대한 비판론이
일어나면서 이들 사이트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최근 "사무실에서 흔히 저지르고 있는 불법SW사용 관행
8가지"를 소개하면서 와레즈사이트에서 SW를 내려받는 것은 물론 사이트
자체가 불법이므로 접속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와 시큐어소프트 등 컴퓨터보안업체들도
와레즈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때 악성 컴퓨터바이러스가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와레즈사이트의 속성상 검색엔진을 통해 찾을 수 있는 "드러난"
사이트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부 폐쇄됐다고 해서 와레즈
행위가 줄어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또 와레즈사이트가 나름대로 유용하다는 "기능론"과 "모든 정보는 공유해야
한다"는 카피레프트(Copyleft)의 입장에서 이를 옹호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 와레즈란 ="where it is"의 구어체적 표현으로 웨어스 또는 워레즈로도
불린다.

정품프로그램의 암호를 풀어 사용제한을 없앤 프로그램이나 디지털음악파일
등을 무료로 내려받기 위해 사이버공간을 헤매는 행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인터넷을 통해 SW를 불법복사해 공짜로 얻는 것이 와레즈다.

와레즈사이트는 해커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SW의 까다로운
복제방지기술을 깬 "전리품"을 인터넷에 올려놓으면서 생겨났다.

아스탈라비스타와 엑스넷스파이더엑스 미토소스 등은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와레즈그룹이다.

이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주로 슬로바키아공화국 등 동구권
이나 아일랜드에 등록시켜 운영하고 있다.

국내 와레즈그룹은 주로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이 제공하는 개인홈페이지
를 이용하거나 대학내에 있는 서버에 잠시 개설하고 폐쇄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대학에 있는 서버를 사용하는 경우 주로 밤이나 정해진 시간 동안만 열어
놓고 회원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토종 와레즈사이트에 가장 많이 올라 있는 SW는 게임 관련 프로그램.

국내 사이트 가운데 50% 이상이 게임SW를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찬반논쟁 =옹호론자들은 와레즈사이트가 나름대로의 역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SW의 테스트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것.

새로운 SW를 다양한 고객들이 미리 써보게 해 예상치 못한 결함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논리다.

게다가 와레즈사이트에서 인정을 받으면 적지않은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SW회사들도 어느 정도 눈감아주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한다.

일부 네티즌은 와레즈그룹들을 "정보는 아무런 제약없이 자유롭게 공유해야
한다"는 정신을 구현하는 투사로 칭송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단으로 상용프로그램을 배포하거나
이를 받아쓰는 것은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한다.

또 SW업체들이 신제품에 대해 소비자의 의견을 묻는 창구를 대부분 열어
놓고 있기 때문에 따로 와레즈같은 사이트가 필요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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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