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 특수가 오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업체들은 폭주하는 주문을 대지 못하고 있다.

매출목표도 최근 일제히 당초계획보다 50% 안팎 상향조정했다.

공장라인을 풀가동하고 설비투자도 늘리고 있다.

지난 95년 반도체 특수이후 다시한번 단군이래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호황은 D램 반도체 한 품목이 주도했던 95년과는 달리 TFT-LCD
(초박막 액정표시소자)와 D램의 "쌍끌이 경기"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TFT-LCD는 반도체와 제조공정이 비슷하다.

이처럼 제2 특수가 도래한 것은 세계 수요가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7.5% 감소했던 세계
반도체 시장은 올들어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 12.6%, 2000년 17.0%, 2001년
2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이 주도하는 D램의 경우 지난해 26.0% 감소에서 올해
27.9%, 내년 38.0%, 2001년 59.3%의 수요증가가 예상된다.

내년 2.4분기 이후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황이 본격 회복국면으로 돌아선 것은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덕분.

디지털화로 PC와 정보기기 수요가 증가, 여기에 사용되는 반도체 또한
덩달아 크게 늘고 있다.

TFT-LCD 수요급증도 반도체 특수에 한몫하고 있다.

TFT-LCD 세계시장은 지난해 1천3백38만장에서 올해 2천22만장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D램 현물시장 가격이 최근 급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64메가 D램(8x8 싱크로너스 PC-100 기준) 가격은 이달초 개당 4.5달러선까지
떨어졌으나 19일 현재 6.14달러로 올라섰다.

이에따라 국내 관련기업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설비투자를 늘리는 한편
차세대 제품을 조기양산하는 방법으로 시장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LCD 매출목표를 당초 64억달러에서 최근 70억달러
로 9.4%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올 반도체 매출을 지난해보다 39% 증가한 25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올들어 5월까지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LG반도체를 통합할 경우 매출은 45억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현대는 1백28메가D램 생산을 현재의 월 60~70만개에서 연말까지 5백만개로
늘릴 예정이다.

LCD 전문업체인 LG LCD는 매출목표를 당초 10억달러에서 16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5월까지 6억5천만달러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4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LG는 현재 월 40만장(13.3인치기준)인 TFT LCD 생산을 하반기중 50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