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서머 랠리(여름철 강세)기세가 무섭다.

지난 주 미국 증시는 단기 이익 실현을 노린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이어갔다.

주말인 16일 다우존스, 나스닥, S&P 500 등 3대 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
를 기록하면서 한 주일을 마감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주의 이런 장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보름여 동안의 가파른 상승세로 어느 정도의 숨 고르기가 뒤따를
것이라던 일부 예상을 기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지난주 후반부의 상승세에 대해 "내주중 봇물이 터질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렬한 지지 투표(an enthusiastic vote of
confidence before next week''s flood of company reports)"라고 지적했다.

서머랠리가 이번 주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주에 특히 두드러졌던 것은 기술 관련 주식들의 지칠줄 모르는
약진이었다.

첨단 기술주들의 지표인 나스닥 지수는 지난 주말 2,864.48에 마감되면서
한 주동안 2.6% 올랐다.

대형 우량주 중심인 다우존스 지수가 지난주 0.1% 오르는데 그쳤고, S&P500
지수 또한 1.1% 상승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만만치 않은 상승세다.

미 증시는 지난주 중반까지도 오름세와 내림세가 엇갈리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의 단기 급등에 따른 매매 차익을 노리고 보유 주식을
투매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2.4분기 실적을 발표한 보잉과 애플컴퓨터 등의 영업이익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이들 주식이 곤두박질쳤던 것이 단적인
예다.

그랬던 것이 주말 이틀동안 다시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견인차는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6일 하룻동안에만 주가가 5.4% 뛰어오르면서 99.4375달러
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주동안의 상승률은 6.6%.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약진을 이끌어낸 것은 이 회사가 인터넷 관련 주식을
새로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를 빼고는 대부분 주식들은 조정국면이 뚜렷했다.

게이트웨이(4.3%), 컴팩(2.1%), 델 컴퓨터(1%)등도 지난 주 오름세를
잇기는 했으나 상승폭은 완연하게 둔화됐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IBM과 휴렛패커드 등은 지난 주 주가가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지난 주 돌출했던 대만의 독립 논란과 이에 따른 미.중.대만 3국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대만 문제에 민감한 홍콩 등 일부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그 여진의 일부가 미국 주식들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6월중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두달째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15일의 노동부 발표 등으로 인플레우려가 한층 가라앉은 것은 향후 미국
증시를 낙관케 하는 요인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이번 주중 대거 발표될 주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발표를 기다리며 지난 주 중에는 본격적인 투자를 미뤘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IBM, 시티그룹,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간판급 기업들이 줄줄이
영업 보고서를 내놓는 이번 주가 미증시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