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초 한 정부 관계자가 뇌까리듯 말했다.

"대우그룹이 대우가 될지 대우가 될지 조만간 결판날 것"이라고.

말장난 이상의 심각한 의미가 담긴 발언이었다.

그의 예언이 들어맞는 모양이다.

대우그룹은 19일 자금난을 극복할 획기적인 내용의 새로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대우의 구조조정방안에 관해선 계열사 추가매각, 사재출연, 김우중 회장의
거취등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떠돌았다.

하지만 사재출연은 그저 상징적인 규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은 다른 그룹 총수들과는 달리 내놓을 만한 사재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출연 재산으로 거론되는 교보생명 지분 11%도 실상은 이미 모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대우는 그룹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오는 8월1일을 기해 제2창업을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귀띰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14일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회동, 대우관련 대책을 정리했으며 그 내용을 16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그런데 이 위원장이 16일 김우중 회장을 만난 후 발표가 보류됐다는게
관가의 전언이다.

일단 대우의 새 구조조정 방안과 이에대한 시장의 반응을 지켜본 후 정부의
최종 입장을 다시 정리키로 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주에는 유난히 국제금융기구나 신용평가기관 관계자들의 방한이
몰려있다.

상반기의 한국경제 실적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한국경제의 건강상태에 대한 외국인들의 종합진단이 실시되는 셈이다.

19일에는 무디스의 은행평가팀이 내한, 국민 한빛 조흥 하나 외환 한미
부산 등 7개 은행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다.

20일에는 국제금융연구소(IIF)의 그레고리 페이저 국장 일행이 들어와
재경부 금감위 등 관계기관을 방문한다.

이들의 방문목적은 매년 발행하는 컨트리 리포트의 자료수집이다.

그런가하면 지난 6일 내한했던 국제통화기금(IMF)협의단은 20일 한국을
떠난다.

이들은 이한에 앞서 한국정부와의 협의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거시경제 중기재정정책 은행 구조조정 등이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기논쟁에 대해 IMF측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주목된다.

외국인들의 시각과 관련해서는 21일로 예정된 경제부처 합동 외신기자
회견도 관심을 끄는 행사다.

정덕구 산업자원부 장관을 비롯 재경부 금감위 공정위 기획예산처 등의
간부들이 외신기자들에게 한국경제의 현황을 설명하는 자리다.

정부로서는 최근 약간 삐딱해지고 있는 외국언론들의 시각을 교정해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그린벨트 구역조정
발표가 큰 뉴스거리다.

지방도시의 그린벨트는 전면해제하고 수도권은 부분적으로 완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대신 수도권의 과밀화를 억제하고 부동산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도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서울은행 매각협상과 대한생명의 3차 입찰결과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이중 제일은행은 가격 등 핵심쟁점이 거의 타결됐는데도 발표가 늦어져 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대해 금융계 관계자는 "제일은행이 안고 있는 대우그룹 여신문제가
막바지 쟁점이 되고 있는 모양"이라고 추측했다.

이 추측대로라면 대우그룹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협상타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체크포인트 ]]

<> 19일 : 대우그룹 구조조정계획 발표
무디스 은행평가팀 방한

<> 20일 : IMF 정례 협의결과 발표
국제금융연구소 관계자 내한

<> 21일 : 경제부처 합동 외신기자회견

<> 22일 : 그린벨트 구역조정 발표

<> 주중 : 제일.서울은행 매각 협상
대한생명 3차입찰 결과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