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대로 꼬였던 삼성자동차 처리문제가 정부, 삼성, 채권단 등 3자간의
역할분담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삼성은 채권금융기관의 손실을 메워주고 부족하면 더 내기로 했다.

협력업체나 기타 상거래채권자에 대한 보상과 변제도 삼성의 책임이다.

채권단은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매각협상을 추진하면서 공장가동여부를
결정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부는 삼성차 처리의 열쇠가 될수 있는 생보사 상장문제를 결정지어야
한다.

정부는 8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삼성차 부실화의 책임소재가 삼성측에 있음을
재확인했다.

따라서 정부는 결자해지의 당사자로서 삼성이 책임을 지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4백만 외엔 "더이상 추가 사재출연이
없다"고 버티던 삼성도 정부의 이같은 압력을 의식, "부족분은 삼성이 책임
지겠다"는 쪽으로 물러섰다.

부족분을 삼성이 해결한다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

삼성생명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주식가치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어떤 방식으로 부족분을
메울지 관심사다.

삼성은 계열사가 더 부담하거나 이 회장이 추가 사재 출연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채권단의 가장 큰 과제는 부산공장 처리문제다.

정부는 이날 관계장관회의 합의문에서 "채권단이 원매자와 인수협상을
조속히 추진한다"고만 밝혔다.

지난 3일 청와대 회의에서 논의된 조속한 재가동 얘기는 빠졌다.

금감위는 공장을 돌릴지,문닫을 지는 정부가 정할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대우 등 원매자와 협의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돌릴수록 적자가 나는 공장을 다시 가동하면서 팔아야 할지, 문닫아야 할지
채권단으로선 쉽지 않은 숙제다.

특히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설비를 떼내 팔고 땅값을 받아도 담보액 8천억원을 건지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삼성차 처리의 주역을 삼성과 채권단에 맡겼지만 생보상장이란
총대를 매게 됐다.

금감위 김영재 대변인은 8월중 금융연구원 주관으로 공청회를 열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정한 방법으로 생보상장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기상장 가능성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상장시 대주주 자본이득의
사회환원은 토대로 상장허용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같은 3자간의 역할분담에도 불구, 삼성차 처리가 매끄럽게 마무리되기까진
아직도 산넘어 산이다.

생보사 상장이 늦어질 경우 삼성과 채권단간에 삼성생명 주식가치 평가를
둘러싸고 또다른 불씨를 낳을 소지가 많다.

현재로선 생보상장 결정이 빨라야 내년초로 예상된다.

부산공장 처리문제도 채권단에겐 버겁기 그지 없다.

경제전문가나 외국투자자들은 수익성이 없는 공장은 매각하거나 청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매각이 안되면 청산밖에 없다.

이럴 경우 부산지역이 안게 되는 실업과 불황의 책임을 채권단은 감당하기
어렵다.

엉뚱한 결론을 재촉받는 상황에 몰릴수도 있다.

비비 꼬인 삼성차 문제가 해결실마리를 찾은 것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도처에 지뢰가 도사리고있는 형국으로 보는게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