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국내외적으로 균형이 회복된 한 주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삼성자동차 처리방안 발표가 계기였다.

금리인상은 작년 여름 이후 대외경제에 편중됐던 미국 정부의 관심이 국내
현안과 균형을 이룬 결과로 보인다.

외채급증으로 최근 불안증세를 내보이던 달러화 가치는 이로써 안정됐다.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와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재출연 방침은 세가지 면에서
국내경제에 균형감을 안겨줬다.

금융구조조정과 국민부담 최소화라는 상충된 목표 사이의 괴리를 해소한
것이 그 하나다.

둘째는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다소 어긋나는 점이 있지만 한국의 특수상황을
감안해야 하는 사정이 타협점을 찾았다.

재벌개혁의 의지가 일부 퇴색하지 않았느냐는 우려가 있지만 이로서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는 외국인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균형점을 찾은 것이다.

연말까지는 이같은 균형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추가적 금리인상이 연말까지는 없을 것이라는 월가의 중론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일본의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현 수준에서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가을철에 또 한차례 예정된 일본 정부의 대대적 경기부양조치로
금리상승이 예견되긴 하지만 이는 체신예금의 국채 매입 지속과 5년짜리
신종 국채발행으로 무난히 넘겨질 예상이다.

국내에서도 무역수지 악화추세와 재정적자의 증가가 우려 요인이지만
연말까지는 표면화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연말이다.

먼저 미국의 엄청난 경상수지 적자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순외채가
걱정이다.

현재 연 40%로 불어나고 있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연말에는 3천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순외채도 연 30%씩 급증, 연말에 1조5천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주일여전 일본 엔화가 급부상하고 달러자산의 인기가 퇴조하는 조짐이
나타났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본의 재정적자 조달문제도 염려된다.

거듭되는 경기부양성 재정지출을 감당해 온 체신예금이 내년 초부터는 더
이상 국채를 소화해 내지 못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1천조원에 달하는 10년 만기 정기예금이 내년 초부터 만기 도래한다.

이 돈이 어디로 얼마나 갈 지에 따라 국제금융계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국내에선 무역수지가 또 문제가 될 것이다.

< 전문위원. 경영박 shind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