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 본지 논설위원겸 전문위원. 경박 KHC@ >


정부는 하반기에도 경제상황이 더욱 호전될 것으로 낙관하고 이를 토대로
위기관리 체제에서 벗어나 보다 자신감있는 경제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

상반기중 우리경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된 것이 사실이다.

경제성장은 상반기중 이미 6%수준으로 회복되었고, 소비자물가도 사상최저
수준인 0.6% 상승에 그치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도 상반기중 12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지표상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다.

거시지표상의 호조는 작년의 상황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생긴 기술적인
반등의 성격이 강하고 도처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투자가 여전히 부진하다.

투자는 작년의 38.5% 감소에 비해 1.4분기에는 12%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설비투자를 주로 지원하는 산업은행이 개점휴업 상태에 있을 정도로 아직도
장기투자는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있다.

국제수지 흑자도 경쟁력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여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다.

수출은 금년들어 오히려 2% 감소한 반면 수입은 경기회복에 따라 상반기중
15%나 증가하였고 하반기에는 30%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증시로
유입된 외자는 언제든지 떠날 수도 있는 단기자금이다.

따라서 하반기 경제정책의 중점은 경제회복의 과실을 나누기보다는 우리
경제가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결시키는데 두어야
한다.

먼저 경제위기 상황에서나 가능했던 정부의 시장개입은 이제 상황에 맞게
보완되어야 한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은 위기극복에는 도움을 주었을지 모르나 장기화될
경우 경제주체의 자율성을 제약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할 리 없다.

기업들이 여유자금으로 장기투자 보다는 수익증권 투자 등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최근 한은의 자금순환 동향분석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번째로는 성장잠재력 배양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여야 한다.

경제위기전 6-7%대를 유지하던 잠재성장률이 2-3%대로 추락했다는 민간경제
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충격적이다.

경제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산업기반의 상당부분이 훼손되었고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고용흡수력이 떨어져 생산성 향상이나 요소투입 증가를 기대하기가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성장잠재력 배양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신산업도 적극
육성하여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굴하여야 한다.

세째로 경제시스템을 효율화하기 위한 제도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경제위기를 초래한 주원인이었던 금융시스템의 낙후는 치유되지 않고 있으며
신관치 금융으로 대체되었다는 지적이 많다.

규제개혁도 건수 위주로 이루어져 정작 중요한 규제는 그대로 남아있어
기업활동을 제약하고 국민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많은 규제개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이 가장 기업하기 힘든 나라중의
하나라는 외국인들의 지적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