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의 이번 사장단인사는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감축인사를 단행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는 김우중 대우 회장의 의지를
보여준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장단을 50명에서 17명으로 크게 줄이되 주요사의 적임자를 포진시켰다는
게 대우측 설명이다.

17명의 신임 사장들은 자율적인 인사권을 갖고 다음주중 계열사별로
개혁차원의 대규모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우 전 계열사의 임원수는 20~30%가량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중 회장은 신임 사장들에게 "가장 빠른 시일내 흑자 경영기반을
갖추도록 조직체계를 재구축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인사의 또다른 특징은 그룹 비전에 맞게 자동차부문을 강화한 점이다.

대우는 김태구 구조조정본부장을 자동차 총괄 사장에 선임했다.

김 사장은 대우자동차 대우자동차판매 쌍용자동차 대우국민차 대우중공업
상용차 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김 사장은 구조조정본부장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자동차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김 사장은 국내 자동차 사업의 구조조정을 어느정도 마무리짓는 대로
GM 등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 위한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의 상용차 메이커인 만(MAN), 스웨덴 메이커인 스카니아와 군산
상용차공장과 대우중공업의 창원 대형 디젤엔진공장의 매각협상을 서둘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만과 스카니아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추진, 늦어도 9월까지는
대형트럭 부문의 정리를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강병호 대우자동차 사장은 자동차부품 4사를 책임지고 운영하게 된다.

강 사장은 대우정밀 대우기전 등은 해외에 지분을 매각하고 나머지는
부품사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우중 회장은 부평공장에 머무르면서 자동차 사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대우 무역부문을 이끌어왔던 장병주 사장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수출을 크게 늘려온 점을 평가받아 재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그룹의 비전에 따라 자동차 부품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는 등 경영수완을 발휘해왔다.

이밖에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된 14명의 최고경영진들은 나름대로
계열사의 개혁작업을 주도할 수 있고 그룹의 구조조정에 기여할 수 인물들
이라는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김태구 구조조정본부장의 후임으로는 정주호 회장부속실 사장을 선임해
지금까지 추진해온 구조조정작업이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가 그동안 침체됐던 그룹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21세기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