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파업유도 발언 파문으로 촉발된 노동계의 강경투쟁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노동계의 장외투쟁이 산업현장과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한국노총은 14일 박인상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파업유도 진상 규명과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한데 이어 16일 하룻동안 전국 공공부문 3백50여개
사업장 10만여명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후에도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정책연합 파기와 반정부투쟁을 공식
선언하고 26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반정부투쟁의 기치를 내건 민주노총은 17일 시한부 총파업에 이어
6월말쯤 대규모 총파업투쟁에 돌입한다는 전략이라고 한다.

문제는 사태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정부로서는 국면을 전환시킬
묘안이 없다는 것이다.

노동행정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권위와 신뢰를 상실한 정부는
지난 4월 지하철파업사태 때처럼 "불법엄단"을 강조할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아직도 노동문제를 공작적 차원에서 다루는 그릇된 관행이 새정부들어서도
시정되지 않았다면 이는 노동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아직 진상조차 밝혀지지 않은 발언을 두고 성급하게 총파업이나
반정부투쟁으로 몰아가려는 노동계의 전략 역시 올바른 자세라고 할수 없다.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우리경제가 이처럼 빨리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노사협력에 따른 산업평화가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다.

정리해고를 동반하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이만큼이나마 진전된 것도
근로자들의 자제와 희생에 힘입은바 크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우리경제가 지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아직 기력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여기서 멈춘다면 지금까지의 뼈를
깎는 노력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북한의 해상무력도발이 국가전체를 긴장상태에 몰아넣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노동현장의 국지적 이슈를 침소봉대해 반정부투쟁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결코 양식있는 행동이라고는 할수 없다.

이 점은 노동계의 강경투쟁에 동조하고 있는 일부 시민.사회단체들도 깊이
생각해야할 대목이다.

파업유도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고 어떤 형태로든
국정조사가 진행될 것이므로 일단 조사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신속하고도 공정한 진상조사만이 사태수습의 지름길임을 정부 여당은
명심하기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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