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당시에는 중요한 자리를 왜 한국인에게 맡기냐는 반발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기업인 관료층에 인맥을 넓히고 현지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면서
그런 반감을 조금씩 줄여갔죠"

한국NCR 유통솔루션 사업본부 민연기(42) 부사장은 직함이 두개다.

"NCR 유통솔루션 사업본부 북아시아지역담당 부사장"이 그의 또 다른 직함.

한국시장은 물론 중국 홍콩 대만까지 담당한다.

덕분에 그는 늘 한달의 3분의 2는 한국, 나머지 3분의 1은 다른 지역에서
지낸다.

그는 한국외국어대학(서반아어과)을 마치고 86년 동아컴퓨터(한국NCR의
전신)에 입사 후 줄곧 한국NCR에서 근무했다.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도 밝았다.

한국업무와 동시에 북아시아지역 담당 이사로 발령받은 것은 98년 초.

이후 대만NCR이 1백%, 중국NCR은 2백%까지 매출이 늘면서 그는 올초 이 지역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중국NCR을 맡은 98년 봄부터 그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건의,시행했다.

홍콩과 가까운 화남지역 지사 규모를 줄이고 화북.화동지역을 보강한 것.

예전에는 홍콩과 화남이 중국시장의 열쇠였지만 중북부를 직접 공략할
때라는 결론 때문이었다.

이 판단은 적중했고 쑹안백화점 빅토리 플라자 등 대형 백화점에 소프트웨어
를 대량 공급하면서 매출은 급신장했다.

대만에서 NCR은 전체 할인점업계 컴퓨터 시스템의 60%를 장악했고 한국
에서도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선호하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민부사장은 앞으로 NCR의 사업 목표를 "단순한 컴퓨터 공급업체가 아니라
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파트너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 진출을 꿈꾸는 사업가들에게는 "경영능력뿐 아니라 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NCR은 1884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금전등록기 회사(내셔널 캐쉬 리지스터
컴퍼니.NCR)로 출범, 이후 중대형 컴퓨터와 관련 솔루션업체로 자리잡았다.

1991년 AT&T에 합병됐다가 96년 루슨트 테크놀러지와 같은 시기에 독립했다.

현재 세계 1백3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98년 총 매출은 70억달러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