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에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제를 도입하는 것은 경영진에게
성과를 지급함으로써 경영의욕을 북돋우자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 스톡옵션 부여조건 등에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반대여론도 만만찮다.

채권단 사이에서도 말이 많다.


<> 동아건설 =고병우 회장은 2001년 7월 10일이후 10만주를 주당 2천5백66원
에 살 수 있다.

부채비율 2백%를 달성하고 금융기관 지원없이도 정상영업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다.

고 회장은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를 전제로 13일현재 7억여원의 평가익을
챙겼다.

그러나 부채비율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서울은행 등 채권단이 빚상환조건을
크게 완화해줘 달성가능한 경영목표다.

증자 등에 의해 부채비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

부채비율 2백%는 금융당국이 국내 모든 기업에 요구하는 재무목표다.

워크아웃기업은 또 워크아웃이 시행되면 정상화될 수 있는 기업에 한해
선정됐다는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직원 3천6백여명은 5백80~2천주를 받는다.

임원 57명도 3천~1만주를 받는다.

고 회장을 제외한 임직원의 행사가격은 주당 7천50원이다.

임원은 영업이익목표를 달성하고 워크아웃이 끝나는 2002년 5월말까지 국내
순차입금을 1조7천억원이하로 줄여야 한다.

고 회장의 경우와 다른 조건이다.

직원들은 3년간 상여금을 안받는다.

급여도 동결된다.

회사관계자는 "급여동결 등으로 4천5백억원을 못받는대신 스톡옵션을
받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 고합 =고합 박웅서 사장은 10만주를 주당 5천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오는 19일 임시주총에서 이를 확정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연 1억2천만원의 급여도 받는다.

채권단은 추가적으로 대출금출자전환 등을 통해 부채규모를 경감시켜 주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박 사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한빛은행은 박 사장이 2001년 영업현금흐름이
2천5백억원이상이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측은 지난 95년부터 98년까지 4년동안 영업현금흐름평균액이
1천9백3억원이기 때문에 목표치로 2천5백억원정도를 잡으면 충분하다는 입장
이다.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우선 과거 평균현금흐름에 98년도분을 집어넣어 계산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98년 실적은 엄격한 회계기준을 적용해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
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라며 "98년분을 제외하면 평균영업현금흐름은
3천5백억원안팎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목표치 2천5백억원은 터무니없이 낮다는 얘기다.

고합의 실사를 맡았던 세동회계법인도 2001년 영업현금흐름을 5천5백58억원
을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경영이 악화됐을 경우에 대비한 제재조항은 없다.


<> 조건이 문제다 =동아건설과 고합의 스톡옵션제에 대해 이처럼 말이 많은
것은 두 회사가 모두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무려 44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은행이 빚을 깎아줘 경영이 호전
된다면 그 성과는 당연히 국민의 몫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워크아웃기업의 주가상승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구조조정의
성과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기업의 주가를 유.무형자산과 현재 미래가치를 모두 포함하는 기업
가치의 안정적 척도로 보기에는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주채권은행과 회사측은 스톡옵션 조건이 그리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일각에선 스톡옵션의 조건을 잘 설계하면 이같은 비판을 수용하면서 유인책
이 될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이달안에 세부적인 스톡옵션제 시행지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해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일정기간내의 평균주가에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 행사기간도 특정시기에 국한시키기보다는 연차별로 행사할 수 있는
규모를 산정하는 등 그 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의 스톡옵션규모에 대한 논란이 큰만큼 적정한 규모를 평가해 의결할
수 있는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관계자는 "경영자의 공헌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져야
경영의욕을 높이는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적자금을 우회적으로 지원받는 워크아웃기업이 스톡옵션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선 두고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을 듯하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