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검사를 영입하라.

일부 대기업과 로펌(법무법인)이 최근 검찰을 떠난 고검장급 6명과 검사장
8명을 영입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사장급 이상이 이처럼 한꺼번에 대거 변호사 업계로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이원성 대검차장, 최경원 법무차관, 김상수 서울고검장, 김진세
대전고검장, 안강민 대검 형사부장, 이재신 수원지검장 등으로 면면이
모두 쟁쟁한 인물들이다.

대기업들은 법률고문으로 위촉한다는 방침 아래 최고경영진이 은밀히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 제공으로 그룹 총수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던 기업들은
연봉과 대우에 있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들을 영입하면 검찰내 구축된 인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미 H그룹 S상사 L그룹 등은 2~3명과 접촉중이며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로펌도 영입대상을 물색중이다.

대표변호사들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접근중이다.

로펌은 거물급인 이들이 들어오면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대형 로펌은 이들을 고문으로 위촉, 대외적인 활동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중소형 로펌은 공동 대표변호사 자리를 제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출신인 이들 14명중 과연 몇 명이 기업과
로펌행을 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직접 로펌 설립을 추진중이거나 개인 변호사 개업을 준비중인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에서는 그러나 검사장급을 지낸 검찰간부여서 바로 변호사로 활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변호사 개업을 한다면 자신의 위상을 고려, 개인 변호사보다는 대부분
기업과 로펌행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