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권 < 서울신용정보 회장 >

IMF체제이후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에 대해 많은 국민이
제대로 모르는 듯하다.

매스컴에서 자주 쓰는 "투자 부적격"이란 용어를 보자.

신용평가회사는 결코 "투자 부적격"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투자 여부는 투자자들의 선택사안이기 때문에 "투자 부적격"이란
말대신 "투기적"이란 용어를 쓴다.

신용평가회사는 국가 기업 등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가 채무를 갚을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인 것이다.

따라서 "투자 부적격"이란 용어는 적절치 않다.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투기적 채권을 보유하여 높은 고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법을 취하는 투자자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와 무디스사의 경우
크게 "투자적격 신용등급"과 "투기적 신용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두 등급의 사이에는 천국과 지옥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K전자의 예를 보자.

S&P가 매긴 2년전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인 A였다.

S&P가 매긴 A등급 의미는 채무이행능력은 높으나 그보다 상위등급에 비해
환경변화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뜻이다.

K전자는 블루칩(우량주)이었다.

그러던 K전자가 작년 아시아 경제위기로 말미암아 등급이 속락, 투기적
등급인 B+까지 떨어졌다.

B+등급의 의미는 현재는 채무이행능력이 있으나 환경변화에 따라서는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K전자주식은 2년전 가격의 4분의 1까지 떨어지며 K전자 주식보유자들은
주식을 매각했다.

자연 K전자의 자금은 어려워졌다.

채무불이행 일보전까지 가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K전자의 주식을 매각한 것은 아니다.

이유는 위험한 만큼 주식값이 오를 경우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오히려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의 의미가 강하다.

불과 1년반전 IMF체제에 돌입하면서 정부가 외자유치에 적극 노력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을 해외기업에 매각했다.

이같은 자구노력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눈을 한국으로 돌리게 하는데 성공
했다.

S&P와 무디스 등 세계적 신용평가기관들이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조정
하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자구노력의 결과다.

최근들어 주가가 상승하고 소비가 늘어나는 등 우리나라경제가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아직 IMF이전 수준의 신용등급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S&P나 무디스 등 세계적 신용평가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최상급
으로 올려 놓을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더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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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