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독자와 함께 숨 쉬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2일 독자평가
위원회를 구성했다.

독자들의 정보수요와 의견을 신문제작에 더욱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다.

한경은 각계 각층의 독자대표들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가 제시하는 비판과
충고를 적극 수용할 방침이다.

수시로 열리는 독자평가위원회엔 매번 새로운 위원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앞으로 한경의 고정 모니터 위원으로 활동하며 본지제작에 자문
역할을 맡는다.

첫 위원회 모임에서 6명의 평가위원들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기사내용 등에
대해 기탄없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했다.

본사 고승철 산업2부장이 진행을 맡은 이날 회의 내용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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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위원 명단 ]

독자평가위원들은 본사 회의실에서 1시간30분 가량 회의를 진행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프로필과 전자우편주소.

*강신우(현대투신운용 펀드매니저.39) bfmkang@hcsign.com
*신현필(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 재학.28) hotbbobbo@hotmail.com
*유선희(약사.주부.제약회사 근무 경력.37) sunnyy@unitel.co.kr
*정영춘(벤처기업 모닉스 사장.발명가.40) koreasn@chollian.net
*정회훈(아서디리틀 컨설턴트.37) chung.hoon@adlittle.com
*조윤선(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33) ycho@kimchang.com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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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서 경제신문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 등과 함께 세계 4대 경제지 반열에 우뚝 섰습니다.

한경은 그러나 이에 자만하지 않고 독자 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로부터 신문에 대한 평가와 함께 따끔한 질책을 듣고 싶습니다.


<> 정회훈 컨설턴트 =한경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경제지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한국경제 상황을 이해하려면 가장 권위있는 신문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
다.

굳이 단점을 찾는다면 신중하고도 책임있는 보도에 치중한 나머지 다소 딱딱
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사도 그렇지만 신문 전체의 이미지가 아직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정부 정책 관련기사가 너무 많은 것도 그 원인이 되겠지요.

또 대기업 관련 기사, 그중에서도 대기업 편향적인 기사가 비교적 많은 편입
니다.

이젠 벤처 중소기업 시대 아닙니까.

작은 기업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기사화하는 노력을 촉구합니다.


<> 강신우 펀드매니저 =신문은 다양한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독자
의 눈길을 끄는 인상적인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경이 권위있는 경제지라면 독자 시선을 모으는 기사만 추구할 게
아니라 더욱 깊이있는 기사를 많이 다뤄야 한다고 봅니다.

또 누가 봐도 유익한 정보가 많아야 할 것입니다.

한경에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증권면에 게재되는 "스타워즈 게임"입니다.

각 금융기관 펀드매니저들의 수익률 경쟁 게임인데 그것이 펀드매너저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크게 그릇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그런 기사를 보면서 펀드매니저가 마치 "주식 족집게"인 줄로만
압니다.

물론 그런 기사가 독자들에겐 정보가 될지 모르지만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안타깝습니다.

펀드매니저의 역할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 부각한 것이지요.

저는 직업상 한경을 구석구석 정독합니다.

여기서 얻은 정보는 경제흐름을 분석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 정영춘 사장 =저는 신기술이나 신제품 개발 기사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때문에 기술개발 기사를 단순하게 사실 위주로만 전달할 게 아니라 심도있는
해설을 곁들여주길 주문합니다.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과감한 비판과 함께 비전이나 대안을 제시해주길 바랍
니다.

특히 한국의 경제신문을 대표하는 한경은 상업적 인기에 편승하지 말고
철학을 갖고 신문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최고 경제지로서의 권위가 생길 것입니다.

국내 일부 신문은 상업주의 성격이 짙은 이벤트사업을 자주 벌이더군요.

한경은 꼿꼿하게 정도를 걷기를 바랍니다.


<> 조윤선 변호사 =한경이 세계 유수의 언론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다음
두가지를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첫째, 신문의 정확성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는 신문의 신뢰감과 직결되지요.

기업법률 관련 기사에서 가끔 용어 선택이 적절치 않고 내용 자체도 틀린
것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사는 신문에 싣기 전에 해당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자문을 받는 것도 긴요할 것입니다.

둘째, 과연 독자들이 신문을 왜 보는지를 깊이 고민하기 바랍니다.

독자가 한경을 꼭 골라서 읽도록 하는 유인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지요.

작은 고정물이더라도 다른 신문과는 분명히 다른 뭔가 참신한 정보를 줘야
합니다.

특히 요즘 젊은 독자들은 삶의 질과 관련된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문화나 여행 음식 등에 관련된 유익한 기사가 좀더 많아야 할 것입니다.


<> 유선희 약사 =그동안 한경은 주부들이 읽기엔 상당히 어려운 신문이었습
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기사들이 많이 쉬워진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먼데이 머니 섹션은 주부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증권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주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정보
를 더욱 많이 제공하면 좋겠습니다.

주식 관련기사는 기업들의 재무사정을 좀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이
많았으면 합니다.


<> 신현필 대학원생 =한경엔 학생들의 눈길을 끄는 기사가 풍부하지는 않습
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전문적인 정보보다는 이야깃거리 위주의 기사를 선호한
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봐도 경제신문을 보는 학생은 대부분이 주식투자를 하거나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일반 학생들은 소프트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원하고 있습니다.


<> 사회 =한경은 "먼데이 머니" 외에도 "더 사이버"나 "주말을 즐겁게"와
같은 섹션을 최근 신설해 독자들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지면개편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얘기해 주십시오.


<> 정 컨설턴트 =한경의 섹션 페이지를 보면 비교적 잘 정리된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다른 신문의 섹션과 더욱 차별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 세계의 유수 경제지와 비교하면 한경의 기사는 아무래도 좁은 시각에서
접근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계경제 뉴스의 흐름을 연결해 심층적으로 분석해주는 기사들이 풍부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MIT대 돈부시 교수의 글을 "월드 투데이"에 소개한 것은
좋은 시도였다고 봅니다.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주더라도 해외 석학들의 깊이 있는 글을 많이 실어
주기 바랍니다.

신문이 방송이나 통신에 비해 강점인 것은 아무래도 심층분석 기사쪽입니다.

속보성을 위주로 한 뉴스보도보다 탐사보도 집중분석 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오피니언면도 신문독자를 끌어들이는 핵심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긴 칼럼은 세상보는 눈을 넓혀주기 때문이지요.


<> 강 펀드매니저 =신문 섹션의 경우 그 분야의 트렌드를 미리 알려주는
기사를 많이 실어야 할 것입니다.

또 최근 경향이 산업의 소프트화라고 볼 때 인문분야나 문화산업 쪽도 절대
소홀히 해선 안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만화나 게임산업 등은 과거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경제적
부가가치가 무척 큰 산업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 유 약사 =국내 경제신문들이 발행한 섹션을 유심히 살펴보면 광고인지
기획기사인지 모를 정도로 광고특집이 많더군요.

독자들이 현혹당하기 십상입니다.

한경의 섹션은 내용이 충실하다는 측면에서 무척 다행스럽습니다.

최근들어 기사내용과 편집이 꽤 부드러워졌습니다.

격조 높은 신문을 읽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지면제작에 더욱 성의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리고 경제지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휴먼 스토리입니다.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인간드라마를 자주 소개하면 좋겠습니다.

선진국의 권위지를 보면 어느 의미있는 인물이 사망하면 오비추어리
(obituary)를 자세히 보도합니다.

한경도 하루하루 신문은 역사의 기록이라는 점을 상기해서 중요인물에 대한
오비추어리를 보도하면 어떨까요.

특히 경제계 인사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한경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 =지적해주신 사항을 지면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 정리=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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