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 켈로그(미국 미시건주 배틀크릭)
<> 한국 진출 : 81년3월 캘로그와 농심이 50대50 비율로 합작회사
농심켈로그 설립
<> 공장 : 안성시 신소현동
<> 제품 : 콘 푸로스트, 코코넛 푸레이크, 코코팝스 등 시리얼 12가지
<> 자본금 : 2백30억원
<> 98년 매출 : 4백21억2천만원
<> 종업원수 : 1백3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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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켈로그 안성공장의 방대혁이사는 요즘 흥에 겨워 있다.

공장이 요란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공장 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인 수출용 컨테이너를 보면 어깨춤이 절로 난다.

회사는 지난달 월간 최대매출을 기록했다.

이달에는 이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들 한다.

방이사가 쌩쌩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보며 기뻐하는 데는 사연이 있다.

그는 82년 공장이 문을 연 뒤 멈춰선 기계를 보며 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공장 가동일수는 한달에 고작 2~3일.

근로자들은 장갑을 벗어던지고 시리얼을 팔러 밖으로 나가야 했다.

하지만 반겨주는 이가 없었다.

"켈로그"에서 나왔다고 하면 "아~ "겔러그" 게임기 만드는 회사요"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었다.

도무지 켈로그가 한국에서 살아남을 것 같지 않았다.

켈로그가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한국에 들어와 이렇게 모진 시련을 겪은 켈로그는 미국 미시건주 배틀크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시리얼 제조업체.

1백1년전인 1898년이후 시리얼만 생산한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68억달러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8조여원)의 매출을 이루었다.

현재 22개국에서 시리얼을 생산해 1백60여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 81년에 들어왔다.

농심과 50대50 비율로 농심켈로그란 합작회사를 설립했던 것.

농심켈로그가 초기에 고전했던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너무나 몰랐기
때문이었다.

미국 본사에서 건너온 임원진은 자사의 시리얼 제품엔 영양분이 고루 들어
있어 만들기만 하면 팔릴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시리얼이 식사대용이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

어쩌다 시리얼을 사가는 고객도 식사대용이 아니라 간식으로 먹는
실정이었다.

당시 시리얼을 사먹는 사람은 외국인이나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르고 난 뒤에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시리얼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이듬해 켈로그는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한국에 들어온지 8년만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매출 1백억원을 돌파하기까진 5년이 더 걸렸다.

농심켈로그는 한국 진출 14년째인 94년에야 1백억원선을 넘어섰다.

성장 속도가 더딘 탓이었다.

그러나 96년부터 매출이 빠르게 늘어났다.

경쟁사인 퓨리나의 시리얼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영업조직을 확충한
덕이었다.

"STAR 프로그램"이라는 영양 캠페인도 매출을 늘리는데 큰 힘이 됐다.

뒤돌아보면 켈로그는 곤경에 처하고서도 끝까지 "원칙"을 고수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영양식품인 시리얼을 놓고서도 한사코 맛을 따지려 했다.

한마디로 "켈로그의 시리얼은 별로 맛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리얼은 맛보다는 영양이 중요하다"고 일러줘도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시리얼을 식사대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간식용 과자로 믿는 소비자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켈로그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다.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당장의 손해를 무릅쓰고 먼 훗날을 내다보며 투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양 캠페인은 켈로그의 고집에서 비롯된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켈로그는 한국 소비자들의 의식을 바꾸기로 하고 4년전 영양 캠페인을
시작했다.

농심켈로그가 하고 싶은 말은 광고 카피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배를 채울 것인가, 영양을 채울 것인가", "반찬의 가짓수가 중요한가,
영양의 가짓수가 중요한가".

바로 이것이다.

켈로그는 이제 한국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농심켈로그는 지난해 "IMF불황" 속에서도 매출을 25%나 늘렸다.

2002년까지는 지금의 2배가 넘는 1천억원을 달성키로 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