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행정지도로 가격담합을 해온 맥주 3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
됐다.

공정위는 26일 (주)두산 하이트맥주(주) 진로쿠어스맥주 등 맥주 3사가
지난 98년 2월 병맥주와 캔맥주 생맥주 등 각 주종의 가격을 규격별로
똑같이 올리는 부당공동행위를 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1억4천6백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담합은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으로 정부의 행정지도가
개입된 부당공동행위에 공정거래법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맥주제조 3사는 지난해 2월 맥주출고가격을 종류별 규격
별로 똑같은 인상률로 올렸다.

병맥주 6백40ml 5백ml는 8.5%, 병맥주 3백30ml는 9.2%, 캔맥주는 14.0%,
생맥주는 13%의 인상률을 소수점이하까지 똑같이 적용했다.

가장 시장점유율이 높은 하이트 맥주가 21일 제일 먼저 인상한뒤 23일
두산이, 24일 진로쿠어스가 각각 인상했다.

이에앞서 국세청은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3사에 전체 평균가
격인상률을 한자리수 이내로 하도록 지도했다.

이에따라 두산이 하이트맥주에 인상률을 통보하고 하이트맥주로 하여금 먼저
인상토록 했다.

이들 3사는 원가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맥주가격이 차별화될 경우 업계의
가격경쟁 출혈경쟁이 우려된다며 똑같은 인상률을 적용했다.

바로 이 부분이 물가안정명목과 관계없이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담합했다고
인정된 대목이다.

공정위는 그러나 국세청의 행정지도가 있었던 점을 참작해 과징금을 위반
기간중 매출액의 0.15%밖에 물리지 않았다.

통상 위반기간중 매출액의 3~5%가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체들이 행정지도가 있었다는 이유로 가격담합 등의
불공정거래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행정지도가 있어도 과징금을
매긴다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맥주업계는 과징금 부과에 대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이날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에 이의신청을 내기로 했다.

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맥주가격 인상에 앞서 재경부 국세청과 사전협의를
거쳤다"며 주류제품의 특성상 가격인상은 사실상 사전허가를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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