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무료 천국"이라고 한다.

인터넷에 들어있는 엄청난 정보들을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일상생활
이나 업무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도 공짜로 내려받아 쓸 수 있다.

무료로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도 이미
널리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단 하나 무료가 아닌 것이 있다.

인터넷접속서비스(ISP)가 그것이다.

인터넷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면서 맨 첫 단추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보가 널려 있어도 인터넷에 들어가지 못하면 쓸 수가 없는
법.

최근 국내에서 무료 인터넷PC통신 서비스를 내세워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업체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지토(www.digito.com)가 그 주인공.현재 6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탄탄한 PC통신업체로 자리잡았다.

서비스를 제공한지 불과 7개월만이다.

그것도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지는 채 한달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는 시험적인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자마자 회원이 폭증하고 있어 회사
관계자들조차 놀라고 있다.

요즘들어 하루에 신규로 가입하는 회원만 무려 1천여명을 웃돌고 있다.

특히 피크타임에 동시접속하는 고객이 4천명을 넘어설 정도로 회원들의
이용빈도가 높다.

메이저 PC통신업체들도 피크타임의 동시접속자가 기껏해야 1만명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탄탄한 성장을 해오던 기존 메이저 PC통신업체들이 바짝 긴장
하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모두 1만원대의 월 이용료를 받고 있는데 비해 디지토는
무료를 표방하고 있어서다.

대신 모든 수입은 광고에서 올린다.

출범때부터 PC통신 업계의 이단아로 취급받던 디지토가 업계의 관행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료로 PC통신을 이용하던 고객 중 상당수가 디지토로 옮겨가고 있어
기존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지어 "기존의 유료 PC통신업체들로부터 동호회 전체가 옮겨오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회사측 관계자는 귀띔했다.

무료라고 해서 기존 PC통신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커뮤니티(동호회) 콘텐츠(정보) 커머스(전자상거래) 등 PC통신업체들이
서비스하는 분야는 대부분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동호회의 경우 코너를 개설한지 석달만에 2백50개가 생겨났다.

지금도 하루에 20여개 가량의 동호회가 탄생할 정도로 급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채팅의 경우 다른 PC통신 업체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인터넷상에서 통신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소프트메신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소프트메신저는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 회사의 김근태(37) 사장은 "이메일보다 훨씬 빠르게 전자우편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전자메일은 중간에 여러 서버를 경유해 배달이 되지만 소프트메신저
를 이용하면 PC에서 PC로 직접 메일을 보내주기 때문에 빠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단 아직까지 정보면에서는 기존 PC통신업체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정보 프리랜서" 제도를 도입해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프리랜서로 영입, 실명제로 정보를 띄우고 여기에서
창출되는 매출을 회사와 나눠갖게 하는 제도다.

현재 미국의 "마이닝코"라는 회사가 도입, 빛을 보고 있는 방식이다.

디지토는 이달 중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골드뱅크와의 전략적 제휴가 그것이다.

골드뱅크와 협력해 실시간 종합정보 토털사이트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중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회원공유 협약이다.

두 회사의 회원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골드뱅크가 가지고 있는 40만명의
회원이 잠재적인 디지토의 회원이 되는 것이다.

디지토로서는 회원이 급속도로 늘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영어교사 출신인 김 사장의 야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최초로 8월 중 영어로 서비스하는 PC통신업체를 미국에 설립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2백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미국의 한 벤처캐피털사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