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를 잡으려면 빚을 내서라도 국제 전시회에 나가라"

수출업체들이 맹신하는 비결이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 번 돈을 신제품 개발말고는 대부분 해외 전시회
다니는데 쏟아부었다는 업체들이 많다.

하지만 자금사정이 빡빡할 때는 해외 전시회 참가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굵직한 바이어를 잡아보겠다는 꿈도 접고 만다.

해외 전시회에 나가지 않아도 바이어를 잡을 길은 얼마든지 있다.

인터넷 시대 아닌가.

인터넷에는 바이어들의 연락처를 모아둔 "비즈니스 디렉토리"들이 수두룩
하다.

"월드 트레이드 서치(www.world-trade-search.com)"는 대표적인 비즈니스
디렉토리 사이트다.

사이트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이어들을 검색할 수 있다.

특정 상품을 사거나 팔겠다는 주문을 게시판에 올릴 수도 있다.

동양과 서양의 무역 활성화를 표방하는 이 사이트는 지난 97년에 문을 열어
현재 수만개 업체를 회원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

<> 우선 원하는 업체를 찾는다 =월드 트레이드 서치에서 바이어 리스트를
검색하는 방법은 야후(www.yahoo.com) 같은 인터넷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반도체를 취급하는 업체를 찾으려면 "반도체"를 뜻하는 영어단어
"semiconductor"를 검색어로 입력하면 된다.

13일 현재 8개 업체가 검색됐다.

"트럭(truck)"을 넣었더니 44개가 나왔다.

검색할 때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 특정 국가 기업만 지정할 수도 있다.

검색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아직은 8개국만 가능하다.

검색은 영어는 물론 한글과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여러나라 말로 된다.

하지만 한글 검색어를 넣어보면 한 업체도 검색되지 않기 십상이다.

아직 국내 업체들이 이곳에 많이 등록하지 않아서다.

검색돼 나온 업체중 하나를 찍어보니 회사명과 전화와 인터넷 E메일 주소
등 연락처가 나왔다.

간단한 회사 소개도 덧붙여져 있다.

회사 소개를 통해 자기 회사와 관련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 마케팅은 전자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된다 =검색된 회사들에 전자우편
(E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인터넷 마케팅은 시작된다.

해외 전시회에 나갔을 때처럼 상대를 대면할 수는 없지만 상대가 답장으로
관심을 보이면 샘플을 보내 거래를 틀 수 있다.

경험자 말로는 E메일을 1백통 보내면 서너통 정도 답장이 온다고 한다.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만족할만하다.

특정 물건을 사거나 팔려는 주문을 내려면 "트레이딩 존" 메뉴에 들어가면
된다.

트레이딩 존에는 늘 20~30건 정도의 주문이 올라와 있다.

사겠다는 품목들은 철강이나 곡물처럼 어디서 사더라도 제품 질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 주문을 내려면 회원 가입부터 =트레이딩 존에서 주문을 내려면 월드
트레이드 서치의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회비는 1년에 30달러.

회원으로 등록하면 동시에 50개까지 주문을 낼 수 있다.

"회원등록" 메뉴를 선택하면 빈칸이 여러개 뜬다.

회사 대표자와 회사명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우편주소 등을 적어야
한다.

회비는 신용카드로 내는데 아직까지 비자와 마스터카드만 가능하다.

<> 비회원도 주문은 가능 =비회원은 주문을 한건 올릴 때마다 5달러를 내야
한다.

비회원의 주문도 3개월동안 게시판에 남아 있다.

이곳에는 또 "트레이드 툴"이란 간단하지만 쓸만한 메뉴도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환율계산이다.

세계 어느나라 돈으로든 셈해준다.

그것도 그때의 환율로 말이다.

1달러를 우리돈인 원으로 셈해 보았더니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의 환율관련
페이지가 뜨면서 1달러는 1천2백5원이라고 나왔다.

<>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있다 =월드 트레이드 서치에 자기 회사의 홈페이지
도 만들 수 있다.

물론 회원이어야 한다.

편집기를 내려받아 필요한 항목들을 채워 넣어 간단하게 홈페이지를 꾸밀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월드 트레이드 서치에서는 다른 비즈니스 디렉토리들과도 연결을 해 놓았다.

마우스를 한 번 클릭해 다른 비즈니스 디렉토리로 건너갈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 제휴한 곳만 링크됐기 때문에 이름난 비즈니스 디렉토리들이
빠져 있다.

월드 트레이드 서치와 같은 비즈니스 디렉토리로는 온라인트레이드리드
(www.onlinetradeleads.com) 훨세일트레이드디렉토리즈(www.visitorinfo.com)
이월드트레이드(www.e-worldtrade.com) 그리고 홍콩의 트레이드디벨럽먼트
카운슬(www.tdc.org.hk) 등이 있다.

<> 맹신하다간 낭패볼수도 =이 사이트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등록된 업체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믿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꾼들을 조심해야 한다.

경험자들은 샘플을 보낼 때도 꼭 샘플값을 먼저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사이트에도 "이 사이트에 실린 내용은 "누구에 따르면 이러이러하다"는
것이니 주의하라"는 경고문구가 실려 있다.

또 답장이 오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