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형 백화점들 사이에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3INS의 인터넷 뉴스정보 사이트인 패션코리아(www.fashionkorea.co.kr)가
요주의 대상이다.

유통업계에서 최근들어 "경계 대상 1호"로 갑자기 부상하고 있는 사이트다.

기존 언론매체들이 별로 다루지 않고 있는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조목조목 날카롭게 파헤치는게 이 사이트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각종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통전문 인터넷사이트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첫 뉴스를 내보낸 후 9개월 만에 조회건수가 40만건을 넘어설
정도다.

하루 방문 인원만 4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벌써 월평균 매출이 1천만원에 이른다.

물론 홈페이지 화면에 붙는 광고수입이다.

3INS의 장재훈 차장은 "올해 매출 5억원 달성은 무난하다"고 밝힌다.

패션코리아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대표적인 유통전문 인터넷 뉴스정보채널
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열쇠는 바로 이 회사의 김기대(37) 사장이 쥐고 있다.

김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에서 10여년간 근무했다.

그동안 마케팅을 비롯 신규사업 의류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유통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유통전문가가 됐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이런 유통업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화점의 백가지
잘못"이라는 책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백화점의 입점업체에 대한 신문광고비용 전가, 골프접대
요구, 반품안해주기 등 국내 백화점들이 저지르고 있는 비리유형 1백가지를
낱낱이 밝혀 세간의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백화점들이 안고 있는 무수히 많은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지 않으면
국내 유통산업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김 사장은 그런 점에서 유통업계에 관한 체계적인 정보를 소비자들에 제공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인터넷정보서비스 분야에 뛰어들었다.

패션코리아가 고객으로 삼고 있는 대상은 유통업계 종사자들과 소비자들
모두이다.

유통전문가나 경영자에게는 정보 지식 아이디어 등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한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유통업을 심층 분석한 "머천다이징론"이나 "유통정보" "경영마케팅
정보" 등이 인기다.

예컨대 "인터넷 비즈니스 전망"이나 "분당상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 등
다양한 유통 관련물도 시리즈로 연재, 유통전문가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전국 주요 유통업체의 쇼핑정보와 관련 뉴스를 한 곳에
모아 전달하고 있다.

이중 유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분야는 패션코리아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해 만든 "FK뉴스"와 "FK데스크" 코너.

유통업체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유통업계
에는 "자각과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유통업계의 "파수꾼"을 자부하고 나선 것이다.

유통산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던 5명의 직원들이 매장을 돌며 취재한 기사를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현재 이 코너에는 유명 L백화점이 할인가로 한정판매를 한다고 광고해 놓고
실제로는 한정판매를 하지 않았다는 글 등이 올라있기도 하다.

또 대형백화점들의 식품매장이 적정온도를 지키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글도
띄우고 있다.

일단 비판의 대상으로 지목된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사가 나가자마자 광고를 미끼로 기사를 빼달라고
회유하는 업체들도 많다"고 귀뜸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오는 9월중 "매거진FK"를 발행하고 위성을 통한
종합인터넷방송을 시작키로 하는 등 종합인터넷미디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유통분야의 "야후"(Yahoo)가 그의 목표다.

유통현장에서 사이버 공간으로 장소를 바꿔 승부를 걸고 있는 김 사장의
원대한 포부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