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IR 전도사"로 불린다.

지난 93년에 이미 회사설명회를 열었다.

IR 전담부서를 만든 것도 LG전자가 최초다.

IR에 관한한 외국에서도 알아준다.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높다"(아시아머니지 98년 12월호)는 평을 받고
있다.

정보의 신뢰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LG전자는 IR를 도입한 목적이 단순히 주가를 높이자는 뜻이 아니었다고
강조해 왔다.

2가지 목적을 내세웠다.

첫째는 주주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주주는 최고의 고객"이라는 상식을 경영이념으로 구체화하겠다는 의도다.

또 한가지는 투명경영 시스템을 확립하자는 것.

국제화 시대의 조류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경영의 투명성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목적은 달성됐다.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가 화의신청을 제기했을 때 주가하락폭은 예상외로
작았다.

LG전자가 제공한 정보가 큰 힘이 됐다.

그동안 쌓아둔 신뢰 덕이었다.

LG전자는 작년 한햇동안 증권사 애널리스트및 기관투자가들과 2백50건
이상의 면담회를 열었다.

인터넷에 IR 사이트를 개설해 주요 공시사항과 사업내용 등을 수시로 제공
한다.

또 자료를 요청하면 E메일로 언제든지 보내준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등을 초청해 공장을 견학하는 것은 거의 일상화돼
있다.

형식적인 영업보고서를 내는 대신 실질적인 기업정보를 담은 팩트 북(fact
book)과 경영보고서를 내고 있다.

회사 시스템 자체가 IR 중심으로 돌아간다.

사장은 물론 금융 재경 홍보 기술부문 임원으로 구성된 IR 회의체를 운영중
이다.

여기서 주요 사항에 대한 IR 전략 등을 결정한다.

전문업체를 활용한 IR 컨설팅도 실시한다.

선진기업의 IR 기법을 배우는 데도 열성이다.

국제IR연맹 총회 등엔 빠짐없이 참석한다.

해외의 우수기업들도 수시로 탐방해 선진기법을 전수받는다.

이같은 활동은 IR 도입을 추진하는 국내업체들에 바이블로 통한다.

벤치마킹을 위해 작년에만 50개 회사가 LG전자를 방문했다.

세미나 등에서 꼽는 모범사례의 단골 멤버가 됐다.

LG전자는 올해 해외시장에 적극적인 IR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한 회사라는 점을 알린다는 방침
이다.

그만큼 사업내용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사실 외국 기관투자가들은 한국업체들의 경영상태보다는 불투명성을 더
우려한다.

LG전자는 사업내용은 물론 투명성 부분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경영실적은 내수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2%나
늘었다.

CD롬 드라이브 등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이 인기를 끈 것이 힘이 됐다.

올해부터는 디지털TV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의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투명성은 두말 할 것이 없다.

협력업체도 공개 선정할 만큼 공정성을 중시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도 만들었다.

부장급 이상의 친.인척이 관계하고 있는 업체는 협력업체로서 자격을
상실한다.

그만큼 공정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제공하면 그만인 셈이다.

LG전자는 적극적인 IR를 통해 최소한 실체대로는 평가받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업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겠다는 얘기다.

또 국내업체들에 IR 기법을 적극적으로 전수해 나갈 방침이다.

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업체" 전체를 업 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IR 전도사로서 LG전자가 보여줄 행보가 관심거리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