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브런즈윅주 전자정부 ]

캐나다 뉴브런즈윅주 프레드릭톤시에 사는 맥스 스티어씨.

그는 차량등록 스티커를 새로 발급받기 위해 차량등록소를 찾지 않는다.

대신 집근처에 위치한 쇼핑센터로 간다.

쇼핑센터 한 구석에는 키오스크(kiosk)가 설치돼 있다.

그는 키오스크 화면 안내에 따라 자신이 가입한 보험회사 이름과 보험증권
번호, 자기 소유 자동차의 총 주행거리를 입력하고 신용카드로 요금을 지급
한다.

키오스크에선 즉시 차량등록 스티커가 영수증과 함께 인쇄돼 나온다.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조작돼 장애인도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이 키오스크는 차량등록 스티커만 발급해 주는게 아니다.

운전자 및 차량정보 조회, 벌금 및 주차료 지급, 차량주소 변경, 그래픽
차량번호판 주문, 중고차 매매정보 등도 함께 서비스한다.

고용정보를 비롯 실업 퇴직 건강 출산 사망 등과 관련한 다양한 생활정보도
얻을 수 있다.

프레드릭톤 인근 목톤시에 사는 고등학생 마이크는 내차를 운전하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는 수업이 끝난뒤 차량등록소를 찾았다.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서다.

시험시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그는 등록소 사무실 한쪽에 설치된 키오스크 앞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문제
를 풀어 나간다.

문제에 따른 보기중 정답을 누르면 자동으로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

20여분간의 문제풀이가 끝나자 "합격"(pass)란 글씨가 화면에 뜬다.

곧이어 합격증이 프린트돼 나온다.

뉴브런즈윅 주민들에게 이들 키오스크는 각종 공공정보와 행정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전자정부"다.

백화점 슈퍼마켓 도서관 등 시민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엔 어김없이
전자정부(키오스크)가 설치돼 24시간 민원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다.

시민들은 각종 행정서비스를 받기 위해 시내 이곳 저곳에 따로 떨어져 있는
행정기관을 돌아다니는 불편을 겪을 필요가 전혀 없다.

뉴브런즈윅 주정부의 빌 홀 과장은 "뉴브런즈윅의 전자행정은 시민들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설계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자정부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따른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없애고 시민들이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급하며 민원업무를 처리해
준다"고 설명한다.

키오스크가 정부와 시민간의 거리감을 줄여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뉴브런즈윅은 캐나다 정부가 추구하는 "전자정부 실현"의 시험무대다.

뉴브런즈윅에서는 모든 기업과 가정이 빠짐없이 고속 디지털 통신망으로
연결돼 있다.

모든 기업과 가정은 인터넷 통신을 이용할수 있다.

이같은 디지털 인프라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이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주민들은 인터넷이 만들어낸 가상공간에서 "첨단
아고라"(agora)를 구현하고 있다.

뉴브런즈윅의 키오스크 프로젝트는 정보 고속도로(Information Highway)
사업과 연계돼 추진되고 있다.

정부 유권자 납세자 기업 등 모든 행정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학교 연구소
병원 소방서 경찰 등 모든 사회기관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시민들에게 논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이를통해 시민들은 집안이나 사무실에서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이나 PC통신
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웬만한 민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망에 접속해 안내에 따라 개인 주민등록번호 소득신고금액
등의 정보를 입력해 소득세를 신고하면 자동적으로 정산돼 4일 이내에 공제분
을 환급받을수 있다.

뉴브런즈윅 주정부 댄 클락 사회간접자본과장은 "전자행정을 통해 시민들
에게 원스톱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모든 주민이 각종 행정서비스
에 평등하게 접근할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민주주의를 달성한다"고 강조
했다.

이같은 전자행정을 통해 시민들만 이득을 보는게 아니다.

정부도 행정비용을 크게 줄였다.

클락 과장은 "시민들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시간과 인력이 대폭 줄고 각종
서류를 없앰으로써 행정비용을 75%나 절감할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절감된 비용은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세금부담을 줄이고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일수 있기 때문이다.

뉴브런즈윅의 이같은 "디지털 행정"은 지역발전을 이끄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오라클 페덱스 제록스 로열뱅크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고객지원용 콜센터
를 이곳으로 옮기고 있다.

완벽한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뉴브런즈윅은 그래서 콜센터의 수도(Call-Centre Capital)로도 불리고 있다.

이를 통해 뉴브런즈윅은 지난 3년동안 3천5백개에 이르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 뉴브런즈윅(캐나다)=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