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싱글을 위한 재테크 전략 ]

[ 이야기손님 : 최현만 <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 >
문순민 < 하나은행 PB팀장 >
정광영 <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김찬경 < 미래유통정보연구소 소장 >
김미화 < 개그우먼 > ]

''화려한 싱글이 아름답다''

이런 광고카피가 장안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둘이 사는 것보다 혼자서 살아가는 싱글미학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것은 상상이 아닌 현실로 자리잡게 되었다.

전문직종이 사회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젊은 층들의 결혼 개념이
달라지면서 싱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Job)만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식이 화려한 싱글을 추구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싱글이 아닌 진정 화려한 싱글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경제적인 독립과 안정에 있을 것이다.

빈털터리 싱글은 제아무리 싱글의 철학을 강조해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싱글들의 보편적인 생각은 재산 증식보다는 현재 생활을 누구보다
화려하게 살기 위해 씀씀이가 헤픈 경향이 있다.

누가 간섭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미래의 경제력 확보를 위해서 싱글
만의 재테크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오늘은 경제전문가들에게 싱글의 화려한 미래를 위한 재테크전략을 물어보
기로 했다.

몇주째 사랑방 손님으로 온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화려한 싱글 소리를 듣고
한숨을 팍팍 내쉰다.

"제가 이래뵈두요, 화려한 싱글의 시절이 있었다고요.

한창 뜰 무렵이라 인기도 좋았지, 돈도 솔솔찮게 벌었지, 정말 부러울게
없었는데 사랑이 뭔지,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때 김찬경 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결혼은 원래 눈이 멀어야 할 수 있는
거지.

미화씨야 잘했지, 뭐.

그 얼굴에 영원한 싱글은 곤란해.

하하하" 하고 농을 던진다.

"그렇죠?

결혼은 잘 한 것 같아요.

근데 요즘 후배들을 보면 혼자 사는 애들이 많거든요.

다들 잘 살아요.

불편한게 없대요.

시대가 그래서 그런지 싱글로 사는 사람들이 멋져보이더라고요"

김미화씨는 여전히 싱글이 부러운 눈치다.

정광영 소장도 한마디 거든다.

"수년전부터 등장한 오피스텔이니 앙징맞은 원룸형 주택만 봐도 싱글들이
멋지고 폼나게 살더라고요"

정 소장의 얘기가 끝나자 최연장자인 김찬경 소장이 재테크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싱글이라고 해서 영원히 혼자 살지는 않겠죠.

노총각 노처녀에게 물어보면 결혼은 다들 한다고 하거든요.

하지만 최근에는 싱글로 살아가는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만큼 아예 이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보면 어떨까해요.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엔 없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서 성황중인 독신자용품
전문판매업을 소개할까해요"

"독신자 용품 전문 판매업?

독신자나 안독신자나 사용하는 생활용품은 같을텐데,독신자들만 쓰는게 따로
있나?"

김미화씨의 의문에 김 소장이 웃으며 답한다.

"아주 재미있는 질문이군요.

독신자라고 안독신자와 다를게 뭐가 있겠어요.

하나냐 둘이냐 그 차이지.

그러나 한사람이 쓰는 양과 둘이 쓰는 양은 생각보다 차이가 크거든요.

싱글이 사용하는 물건이나 식품같은 것들은 말그대로 일인용이어야 해요.

너무 크거나 많으면 부담되고 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일본의 산요사에서 독신자용으로 IT"S라는 가전제품세트를 시리즈로 판매한
적이 있는데 인기가 대단했어요.

식품도 마찬가집니다.

보통 스프가루를 사면 4인용이 대부분이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은 남겨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먹는것도 일인용으로 만들어 파는거죠.

이처럼 독신자 용품들을 총망라해 구비해 놓고 전문 판매하는 업종이 꼭
필요하고, 우리나라에도 곧 도입될 것이라고 봐요"

"근데 제품의 크기라든가 양이 문제라지만 그런 가전제품이나 식품은
어디서건 팔고 있잖아요?"

이번에는 기자가 물었다.

"대부분 여기저기에서 따로따로 구입해야 되니까 불편한거죠.

독신자용품 전문점은 싱글용품을 한곳에 모아놓고 있어 원스톱쇼핑이
가능합니다"
평소 과묵한 문순민 팀장도 한마디 건넨다.

"인터넷에도 독신자 사이트가 아주 다양하게 있더라고요.

그런거 보면 독신자 비즈니스가 유망사업의 한 테마가 될 것같네요"

문 팀장의 지원사격에 김 소장이 신이 난다.

"역시 전문가라 미래를 보는 눈이 예리하네요.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참 재밌는 것들이 많아요.

독신자들을 위한 요리, 음악, 각종 생활정보들이 있고 넷(NET)미팅도 할 수
있거든요.

그만큼 독신생활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죠"

이쯤에서 화제를 부동산으로 돌리기로 했다.

"싱글들이 투자할만한 부동산은 없나요?"

정광영 소장에게 물었다.

"일단 싱글은 부양가족이 없어 돈모으기가 수월하죠.

싱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내집마련입니다.

자신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내집마련이 급선무라는 정 소장의 얘기에 김 소장과 김미화씨의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요즘 젊은들의 취향과 추세를 모르시는군요.

돈 버는 족족 집장만 하는데 넣으면 머리허옇게 쉰다구.

요즘 그런 친구들 없어요.

전세집도 좋은데 많아, 폼나는 전세집 하나 얻어 살면서 남는 돈으로 레포츠
즐기고 취미생활하는 거라고요.

그게 싱글이 사는 낙이지..."

김 소장의 주장에 김미화씨 반론을 제기한다.

"혼자사는 것도 서러운데 집이 없으면 남의 집 돌고돌며 얼마나 무시를
당하겠어.

어쨌든 집은 있어야되어요"

김미화씨의 지원사격에 정광영 소장이 힘을 얻는다.

"그럼요.

내집은 있어야 한다니깐요.

싱글이 아닌 사람들도 남의 집을 전전하는게 얼마나 치사한 일인데.

크든 작든 자기 소유로 된 집이 있어야 마음도 안정된다고요" "좋아요.

내집마련은 많이 언급한 내용이니까 그렇다치고 그 다음은 어쩌려고?"

김 소장도 물러설 자세가 아니었다.

"그 다음은 없는 자식이지만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부동산을 키워나가야죠.

싱글은 그야말로 완벽한 노후를 생각해야 하거든요.

싱글로 있다가 까딱 잘못하면 끝까지 싱글일 수 있거든요.

그때를 대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아무리 전문직이라도 나이가 들면 후진에게 밀려나게 되고 그때가 되면
돈가진게 최고거든요.

그것도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까딱 없어요.

그래서 땅을 사야돼"

"또 땅이야?

정말 아이템이 맨날 똑같아.

땅 말고는 없지?"

김 소장이 식상하다는 반응이다.

이때 김미화씨, "나도 땅이 좋더라. 돈만 많으면 땅을 사고 싶거든..."하고
정 소장의 입장을 다시 두둔한다.

못마땅한 김 소장이 볼멘소리를 한다.

"하여간 못말려.

싱글얘기하다 땅커플 탄생하겠네"

정 소장과 김 소장간 설전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 평정을 위해 화제를 은행쪽으로 돌리기로 했다.

"정 소장의 얘기는 싱글일수록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노후가 안정된다는
말씀이시죠?

좋습니다.

안정이라면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최고일텐데, 문순민 팀장은 싱글을 위한
특별한 재테크 방법이라도 준비하셨나요?"

묵묵하게 듣고만 있던 문순민 팀장이 말문을 연다.

"싱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노후입니다.

노후를 준비하지 않은 싱글은 결코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을 겁니다.

먼저 노후 준비를 위해 개인연금신탁을 권하고 싶습니다.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고이율과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아주
실속있는 상품이죠"

김미화씨, "국민연금하고 다른건가요?"하고 물었다.

"내용적인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둘다 노후를 준비하는 거니까요.

그러나 국민연금은 나라에서 운용하는 것이고 개인연금신탁은 개인이 은행을
이용해서 하는 겁니다.

다소 이율의 차이가 있을수 있겠죠.

조금전 정 소장께서 내집마련을 강조하셨는데 은행을 이용하면 주택문제도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주택은행의 내집마련주택부금에 가입하는 겁니다.

청약자격과 함께 주택구입자금을 장기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문 팀장의 재테크전략은 항상 간결하고 명쾌한 것이 장점이다.

문 팀장의 얘기가 끝날즈음 참석자들의 화제가 주식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싱글의 주식투자전략을 최현만 상무에게서 들어보자.

"최 상무께선 오늘 말씀이 통 없으시네요?

싱글은 증권투자하기가 어렵나요?"

기자가 물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싱글일수록 증권투자를 해야됩니다.

싱글이 많은 전문직종사자들은 고수입이지만 수입이 일정치않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기회를 잡아야죠.

재테크의 매력은 뭡니까?

재산증식입니다.

돈이 굴러굴러 불어나는 재미입니다.

그 재미는 주식투자에서만 가능합니다.

최소한 이 시기에는 더욱 그렇죠"

김미화씨가 향후 장세가 궁금했던지, "주가가 더 오를까요? 떨어지지
않을까요?" 하고 물었다.

"등락의 폭이 크지 않습니다.

대체로 안정선을 유지하고 있고 옛날처럼 엄청난 손해라든가 폭락은 없을
겁니다"

최 상무가 주식시장을 낙관하자 문 팀장이 한마디 충고를 곁들인다.

"현재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는 주식시장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모든 종목들이 오르는건 아니니까 종목 선택을 잘해야겠죠"

주식얘기로 사랑방대화는 막을 내렸다.

김미화씨의 소감이 궁금했다.

전문가들의 뜨거운 시선이 김미화씨의 큰입에 집중된다.

"투자할만 것이 많아선지 하나 고르기는 어렵네요.

하지만 이렇게 비교 분석하면서 들으니까 공부는 많이 됐습니다.

내가 만약 싱글이라면 일단은 내집마련부터 할 것 같은데..."

김미화씨의 선택은 일단 내집마련이었다.

역시 주거가 안정돼야 다른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가치로 보면 창업이나 부동산이 더 매력적인 재테크수단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 사회 /서명림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