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권구 < 국립대구박물관장 >

5일은 어린이날이다.

우리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21세기의 주역은 바로 어린이들이다.

희망찬 21세기를 만들기위해서는 어린 새싹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키워져야
하는데 이견이 없다.

미국 빌 게이츠의 사례가 보여주듯 미래에는 상상력이 있는 한 개인이
수만개의 일자리와 사회적 부를 창출할 수있고 그러한 사람이 많을수록 그
나라는 강해진다.

그런데 개인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경제적 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래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등의 문화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들의 생활
문화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낼 수있는게 키워드다.

이 생각은 바로 문화적 상상력과 창의력에서만 나올 수있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미래는 국민의 문화적 상상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문화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어디서 키울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박물관에서다.

예를들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속에는 여러가지 모양이나 색상,
그리고 문양이 있어서 그대로 산업디자인이나 고부가가치 패션산업 신기술의
개발에 그대로 또는 변형시켜 경제자원으로 활용할 수있는 것이다.

또 박물관 유물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키우게 한다.

석기기대와 청동기시대의 유물들을 보면서 이들은 그당시의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살았으며 어떤 음식과 어떤 옷을 입었을까를 궁금해한다.

이런 발상속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은 무한해진다.

영국은 1970년대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대형박물관에 자원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은 국립대학 등의 민영화를 세계에서 맨 처음 시행했으면서도 대영
박물관 등을 민영화하지 않았다.

박물관 유물을 많은 사람이 감상, 느끼는 "효과"를 수십억원에 정도로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을 영국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박물관은 소장유물을 보존 관리하고 전시 교육하면서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만을 키워주는 문화기관으로서의 가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운영을 좌우할 수도
있는 첨단산업의 "아이디어" 창고인 것이다.

박물관을 국민의 문화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경제교육기관"이다.

박물관에 대한 인적 물적 자원에 범사회적으로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