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보완투자 및 기술개발을 위한 신규투자외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연재 현대 구조조정본부 이사는 시중 실세금리가 크게 떨어졌지만 투자를
결정하긴 쉽지 않다고 말한다.

부채를 줄여야 하는데다 투자여부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결정하는데 따른
것이다.

빅딜 이후 현대 삼성 대우 등 주요 그룹은 재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먼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차입금 상환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우 구조조정본부 김우일 이사는 "수익이 나더라도 현금흐름(Cash Flow)상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처분해 적정 수준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일 계획"
이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지키기 위해 마지못해 추진하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재무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대우는 사업 및 자산매각을 통한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과 함께 계열사별로
현금흐름 중시의 경영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먼저 계열사별로 투자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유가증권을 서둘러 처분할
계획이다.

시세차익이나 배당수익보다 유동성을 확보하는게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8일 대우중공업이 데이콤 보유지분을 삼성에 판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계열사는 적정재고를 산출, 재고자산을 최소화하고 매출채권 회전율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김우중 회장은 해외의 다양한 채널을 최대한 활용해 저리의 외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재무위험을 줄이도록 지시했다.

삼성 LG 등은 투자를 결정할 때 재무 현금 흐름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자금원을 우선적으로 확보토록 하고 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해당 그룹 계열사들은 내부 유보금없이 은행 차입만을
염두에 둔 투자를 원천적으로 할 수 없게 됐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재무담당자는 "증자 등을 통해 사내 유보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선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조차 검토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보액 감가상각 충담금 등 내부유보자금 범위내에서 투자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5대 그룹은 투자가 꼭 필요한 경우에는 지분 일부를 내주는 방식으로 외자를
유치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외자를 끌어들일 경우 재무위험 부담을 그만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삼성 계열사의 일부 사장들이 해외 금융기관 및 해외펀드 관계자와
만나 회사의 비전과 강점을 피력하는 것도 같은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5대그룹이 연말까지 상호지급보증을 어느정도 해소하고
부채비율을 2백% 수준으로 낮출 경우 재무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5대그룹은 빅딜 과정에서 현금흐름경영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평가기관이 빅딜 대상 기업 및 사업부문을 평가하면서 현금흐름 할인(DCF)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영빈 수석연구위원은 "현금흐름 위주로 기업을 경영하면
재무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는데다 외국인 및 주식투자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관행도 기업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현금흐름위주로 경영의 틀을 바꾸고 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