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이 정상을 되찾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이것
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니다. 연례행사인 불법파업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직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하철노조가
"시와 협상을 재개해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또다시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감추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바로 그런 점에서도 지하철파업 뒤처리는 관심을 끈다. 사전체포영장이
발급된 불법파업주동자 형사처리와 복귀시한까지 돌아오지 않은 파업가담자
직권면직방침등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고건 서울
시장이 밝힌 것처럼 타의에 의해 복귀하지 못한 노조원들을 최대한 구제하는
등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이번 뒤처리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돼온 불법파업의 악순환을
막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옥석구분 없이 유야무야로 끝나는 식의 처리가 되풀이돼서는 새로운 노사
질서가 확립되기 어렵다. 억울한 희생자를 양산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겠지만, 법과 원칙이 훼손돼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본다. 불법필벌은
노동조합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정책의 신뢰성이라는 차원에서도 파업과정
에서 정부가 밝힌 방침은 그대로 지켜지는 것이 긴요하다.

한국통신노조의 파업유보등으로 춘투가 한 고비를 넘긴듯한 양상인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바로 그같은 상황변화는 지하철노조 파업과정에서 정부가
불법파업에 대한 강경대처방침을 거듭 분명히 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에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반응도 가세했기 때문에 지하철노조의
파업철회가 나왔다. 이는 불법파업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선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것이기도 하다.

대우조선등 구조조정대상 사업장 파업이나 민주노총의 이른바 5월 총파업
투쟁결의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IMF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게 국민 전부의 묵시적 합의라고 본다면 구조조정 그
자체를 전면거부하는 파업은 진정한 의미에서 명분이 있을 수 없다. 구조조정
을 위한 정리해고제 도입이 민노총도 참여한 노사정의 합의였다는 점을
민노총은 스스로 상기해야 한다.

지하철노조가 대학가를 농성장으로 택했다는 점은 명백히 잘못한 일이다.
명동성당이 파업자들의 상습 농성장이 되고 있는 것도 결코 보기 좋은 일이
아니지만 학원을 파업자들이 멋대로 점거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물론이다. 불법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은 철저히 가려야
한다.

처벌을 받는 파업가담자가 최소화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관용만이
최선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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