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자영업자와 5인미만 사업장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연금 가입
신고 결과를 보면 그동안의 우려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음을 알수 있다.
연금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소득이 실제보다 너무 낮게 신고된데다
납부예외자가 너무 많아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충분히 살릴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우선 보험료 납부대상자 4백2만5천명의 월평균 신고소득 84만2천원은 기존
직장가입자들의 1백44만원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고소득
직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변호사 의사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월평균 신고소득도
2백60만원으로 생각보다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도시자영업자들의 소득 하향신고에 따른 기존가입자, 특히 소득이
1백% 노출되는 봉급생활자들과의 형평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에 연금수혜자가 되는 기존 가입자들의 연금액이 금년 연금
수혜자들에 비해 최소한 6.5%정도 낮아지게 됐다고 한다. 연금지급액은 전체
가입자의 월평균 신고소득과 가입자 자신의 월평균 신고소득을 동시에
감안해 결정되는데 이번 도시자영업자들의 소득하향신고로 전체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연금이 도시자영업자들까지 확대 실시됨으로써 봉급생활자들이
피해를 본 셈이다. 더구나 이같은 상대적 불이익이 한해에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면 자칫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연금제도가 오히려 국민계층간
불만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적용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4.5%가 보험료납부 예외자로 분류된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당장 연금재정의 운용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같이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온데는 무엇보다 정부의 사전준비
소홀이 큰 원인이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국민연금의 확대실시 여부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직장과 지역
연금을 분리 운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회보장정책의 일환으로
전국민연금제도를 실시한다는 기본목표를 수정하지 않는한 근본대책은
못된다.

현재 취할수 있는 가장 유효한 대책은 연금가입자들의 소득을 보다 정확
하게 파악함으로써 부담의 형평을 기하는 일이다. 정부가 지난 16일
국무총리실 산하에 "자영자 소득파악 위원회"를 설치해 근본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결과만을 기다릴게 아니라 이번 가입신고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과소신고를 하루빨리 시정토록 하는 보완책을 함께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소득 파악은 국민연금의 성공적인 정착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시행될 의료보험 통합, 그리고 2001년으로 예정된 4대
사회보험 통합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도 선결돼야 할 과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