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아파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싼 값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가입하면
십중팔구 후회하는 애물단지"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단적인 예가 지난 2월말 선보인 서울 영등포 대우드림타운.

신규 분양시장 청약열기를 촉발한 이 조합아파트는 대형사 시공, 2천3백가구
의 대단지, 파격적인 분양가(평당 4백40만원)란 매력적인 조건에 힘입어
반나절만에 청약이 끝났다.

계약 직후 웃돈이 1천5백만원까지 붙었다.

그러나 1주일도 안돼 프리미엄이 5백만원 밑으로 떨어지고 거래가 안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초기투자 비용이 과중하고 사업지연.

추가사업비 부담 우려가 높다는 단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합아파트에 대한 찬반론이 팽팽히 맞서자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많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 조합원을 모집중인 곳이 20여곳에 달하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다.

조합아파트의 허와 실을 집중 분석해 본다.


<> 찬성론

조합아파트의 장점은 우선 싼 분양가를 들 수 있다.

초기투자비가 많은 점을 감안해도 조합원 모집 당시 분양가를 주변아파트
시세보다 10%이상 싸게 책정하기 때문에 메리트가 충분히 있다.

시공업체가 토지대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는만큼 공사단가를
낮출 여력이 있어서다.

특히 최근엔 확정분양가를 적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업체들이 맡은 곳을 중심으로 5~6곳에 이른다.

확정분양가란 조합원들에게 추가로 자금을 부담시키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책정된 분양가를 뜻한다.

리스크를 조합과 시공업체가 떠안겠다는 얘기다.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조건들을 제시하는
셈이다.

"조합측과 계약하기전에 사업타당성 조사를 치밀하게 한다. 조합아파트에
대한 불신이 높기 때문에 이같은 조건을 내거는 것이지 딴 뜻은 없다"
(현대건설 S부장)

대부분 교통 주거환경이 좋은 곳에 건립되는 점도 조합아파트의 매력으로
꼽힌다.

서울 영등포 대우 드림타운, 평촌 현대, 산본 대림아파트 등이 단기간에
조합원모집을 끝낼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는 입지여건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에선 대규모 공장부지,수도권에선 일산 능곡 용인 구리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대규모 아파트단지 인근에 많이 건립되는 추세다.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것도 조합아파트의 장점이다.

건립한도 가입자격 등 관련규제도 대폭 완화됐다.

가입당시 무주택세대주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수 있다.

또 전용 18평이하 의무건립(전체의 20%) 조항이 없어져 전가구를 전용
25.7평으로 지어도 된다.

앞으론 40평형대 이상의 대형아파트를 함께 건립해 일반분양분으로 돌릴 수
있다.

조합원 입장에선 자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요즘엔 대형업체가 조합원 모집 자금관리를 담당하는 추세다.

사업지연 추가사업비 부담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인허가절차를 포함, 사업이 될만한 지역을 선정하고 일을 추진하는 만큼
일반분양 아파트 못지않게 공정을 빨리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조합아파트가 최근들어 부쩍 활기를 띠게 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IMF관리체제 후 지주들의 무리한 땅값 요구가 크게 줄었고 건설업체도
장기간 자금이 묶이지 않아 사업참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수단으로 각광받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