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조원들이 농성중인 서울대에 경찰력이 투입됐다.

당초 26일 이후에나 경찰력을 동원할 것으로 보았지만 예상을 깨고
서둘렀다.

공공부문에서 시작된 파업이 민간기업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산업현장이 뒤숭숭하기 때문이다.

이러다간 "5월 대란"으로 번질 것이라는 경제계의 불안감도 작용했다.

농성현장에 경찰력이 투입돼 강제해산에 나섬으로써 파업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경찰력을 쓰기 시작한 이상 앞으로도 강경대응으로 일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분위기는 상당히 진정될 수 있다.

그러나 노조 쪽에서도 강경대응으로 맞서 오히려 분위기가 격화될 수도
있다.

민주노총은 이미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선언했다.

26일 이후엔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의 파업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다 한총련 소속 운동권 학생들과 실업자 농민 등도 이미 민노총의
파업대열에 가세한 상황이다.

민노총은 경찰력 동원을 빌미로 오히려 전의를 다지는 분위기다.

지금의 열기를 5월1일 근로자의 날(메이데이) 이후까지 몰고 가겠다는
자세다.

양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한 경찰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가셔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 정부 대응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3대원칙(미복귀자 면직, 불법파업 주동자 검거, 파업손실 노조가 배상)"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공권력을 동원한 것도 그래서다.

5월1일 메이데이 투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동시에 새로운 노사문화
를 구축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다.

정부와 국민회의는 25일 열린 긴급 당정회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
했다.

이날 회의에서 서울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학연대 투쟁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고 급기야 서울대에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일각에서는 명동성당에 대한 공권력 투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과의 물밑대화마저 단절한 데서 정부의 강경자세는 더욱 확연해
진다.

한때 국민회의와 노사정위원회 일각에서 시도된 대화움직임도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번 기회에 민주노총 지도부를 와해시키고 새로운 판을
짜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민주노총의 대응 =민주노총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자세다.

파업확대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해 놓고 있다.

26일 한국통신, 27일에는 금속연맹 산하 사업장과 힐튼호텔 등으로 파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28일엔 대학로에서 산하기관소속 전 노조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여는 데 이어 메이데이까지 열기를 몰고간다는 구상이다.

민주노총 이갑용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권력을 동원한 정부의
강경일변도 조치에 우리는 파업으로 결사항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경찰력으로는 노조원들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대동단결하는 전기가 됐다며 공권력에 결연하게 맞서겠다고 다짐
했다.


<> 전망 =경찰력이 동원됨으로써 대화를 통한 타결 가능성은 사라졌다.

정부쪽의 의지대로라면 공권력 동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이후에 열릴 민노총의 각종 행사도 최대한 저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경찰력에 반발하는 민노총의 대응도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얼마만한 강도로 나서느냐가 파업확산 여부를 가름할 것으로 분석
된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민주노총 투쟁일정 ]

<> 4월26일 : 한국통신/전국의보 노조 파업 돌입
<> 4월27일 : . 금속연맹 산하 7개 노조(한국중공업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정밀 오리온전기 등) 파업
. 대학노조/힐튼호텔 파업
<> 4월28일 : 총력투쟁 승리 결의 대회
<> 4월29일 : 가두선전전
<> 4월30일 : 각 단위 노조별 노동절 상경투쟁 출정식
<> 5월1일 : 노동절 노동자대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