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 국방대학원 교수 gemkim@unitel.co.kr >


상관관계가 있지만 어느 것이 원인이고 어느 것이 결과인지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원인과 결과가 시간에 따라 뒤바뀌기도 하고, 양쪽이 동시에 원인이면서
결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광고와 매출액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흔히 사람들은 광고를 많이 하면 매출액이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두 변수는 서로 상호작용을 해 원인도 되고 결과도 된다고 해석하는
게 더욱 현실에 가깝다.

광고가 매출액을 증가시키면 다시 매출액 증가로 인해 광고비를 더 지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

다시 광고를 늘리면 매출액도 또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에는 광고가 매출액 증가의 원인일 수 있지만 나중에는 매출액
증가가 광고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얘기다.

개인소득과 개인이 보유한 주식의 수와는 상관관계가 있다.

이 상관관계도 서로 원인과 결과가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소득이 많을수록 주식을 많이 사게 되지만 주식을 많이 사면 다시 배당
등으로 인한 소득이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호작용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므로 소득이나 주식보유수는 모두 원인도
되고 결과도 되는 것이다.

남태평양에 있는 뉴 헤브리디스(New Hebrides)섬의 주민들은 몸의 이가 건강
의 원인이라고 믿었다.

건강하려면 이를 몸에 많이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이가 있지만 환자에게는 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과거의
경험과 관찰을 토대로 내린 결론이다.

나중에 판명된 바에 따르면 이 섬에는 이가 득실거려서 실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에 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가 옮기는 열병에 걸리면 체온이 올라가 이가 살기 어려운 조건이
되므로 이는 환자의 몸에서 달아나는 것이었다.

즉 건강하면 이가 꼬이고, 이는 열병을 옮기고, 열병은 이를 쫓아내고, 이가
없어지면 열병이 낫고, 건강해지면 다시 이가 꼬이는 순환을 반복해 원인과
결과는 뒤죽박죽으로 뒤엉키는 것이다.

뉴 헤브리디스 섬의 주민들보다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잘못된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일이 우리 생활 속에서 종종 일어난다.

심지어는 전문성이 있는 학술연구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진다.

명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더라도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것은 이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