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전제품의 주력 수출시장인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주요 가전제품
의 에너지소비량을 대폭 규제키로 해 국내업체의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
되고 있다.

2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EU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
하기 위해 가전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을 규제하고 제조업체들의 목표치 준수
여부를 매년 점검할 예정이다.

규제대상은 TV, VCR, 오디오, 수신디코더(IRDs), 휴대폰용 충전기등 5개 품
목이며 특히 작동이 중지된 상태에서 소비되는 대기전력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TV와 VCR는 작년 2월 이뤄진 유럽지역 제조업체들과 EU간의 합의에 따라 내
년 1월1일부터 대기상태에서의 에너지소비량이 10W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인공위성과 케이블 등으로부터 디지털 신호를 수신하는 장치인 IRDs는 초절
전상태에서 소비전력량이 내년 1월부터는 15W로, 2003년 1월 1일부터는 7.5W
로 각각 규제된다.

또 휴대폰용 충전기는 충전후 대기상태에서 소비전력이 2001년 1월 1일부터
0.5W를 넘어서는 안되며 오디오는 올 상반기중 준수 목표치와 이행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KOTRA는 EU의 이런 에너지소비량 목표치는 업계자율결의 형식을 띄고 있지
만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강제규정을 만들겠다는 식의 압력을 넣고 있어 앞
으로는 절전형이 아닌 가전제품은 유럽시장진출 자체가 불가능해 질 것이라
고 밝혔다.

작년에 한국의 EU에 대한 가전제품 수출액은 전체 가전제품 수출액 52억달
러의 15%인 8억1천4백만달러로 2위 수출지역이었으며 이중 TV와 VCR는 2억1
천3백만달러에 이른다.

이심기 기자 sg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